'패러글라이딩'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8.03.16 페루(1)-리마의 해변 (4)
  2. 2006.06.24 하늘을 나는 사람들

지구 반대편인 페루를 향해 갈 때 나도 모르게 떠올랐던 이미지는 ‘세상의 끝’이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내용보다 제목이 더 유명한 로맹 가리의 단편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때문이다.

고단한 비행을 끝낸 새들이 돌아와 죽는 곳. 새들 뿐 아니라 실패한 혁명가인 주인공도 ‘지상에서의 임무’를 마친 뒤 세상을 등지고 '모든 것이 종말을 고하는' 페루 리마 북쪽의 해변에 깃든다.


그런데 하필이면 왜 페루 해변이 세상의 끝이라는 걸까. 소설을 읽어도 모르겠다. 서양인이 덧씌운 환상의 너울 같아 약간 마뜩찮기까지 했다.

하지만 아직 도착하지 않은 여행지에 대한 환상의 힘은 컸다. 페루의 해변엔 뭔가 비장한 로맨틱함이 있을 것 같은 일말의 설렘이 사라지지 않았다. 리마에 밤늦게 도착해 다음날 해변으로 가면서는 끝없이 이어지는 모래사장의 띠, 무한일 것만 같은 광막한 바다조차 계속 와 부딪혀 몰락하는 해변을 상상했다.

하지만 웬걸, 땅이 수면 위로 불쑥 솟은 리마의 해변은 세상의 끝이라기엔 위풍당당해보인다.
솟아오른 땅 위에 건설된 빌딩들은 '끝'보다는 '시작'의 기운을 풍겼다. 하늘엔 죽으러 온 새떼 대신 패러글라이딩을 탄 '인간 새'들이 떠다녔다. 바다 위엔 좋은 파도를 기다리는 서퍼들이 고개를 높이 쳐들고 엎드려 파도를 타고 있었다. 
평화롭고 느긋한 해변. 하긴, 대표적 신시가지인 미라플로레스 지구의 해변에서 세상 끝의 이미지를 볼지도 모른다고 기대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되지..   

가까이서 본 해안절벽. 리마는 해안단구 위의 사막지대에 들어선 도시다.
퇴적층이 아슬아슬해보여도 연간 강수량이 70mm미만이어서 모양이 그대로 유지된다고 한다.

절벽 위엔 해변을 따라 예쁜 공원들이 많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구엘 공원을 흉내내 만든 듯한 연인들의 공원. 한 가운데 거대한 키스 조각상이 떡 하니 들어서 있다. 왠지 모르게 '역시 남미'라는 생각을 갖게 만드는 조각.
그런데 이 공원 바로 옆엔 투신자살을 너무 많이 해 '자살다리'라고 불리는 다리가 있다. 자살이 계속되는 바람에 다리 난간에 저렇게 보호막을 씌워놓았다는데. 사실인지 여부는 확인할 길이 없다. 하여간 '사랑 공원' 옆에 '자살 다리'라... 각각 어떤 절정이라는 점에서 그럭저럭 어울려보이기도 한다. 

나스카의 지상화 연구에 평생을 바친 독일 수학자의 이름을 본따 만든 마리아 라이헤 공원. 나스카 지상화 모양을 그대로 축소해 잔디밭 위에 도형을 그려놓았다. 이 모양은 콘돌 지상화를 축소한 것. 사진에선 작아 보이지만 축소 도형도 꽤 큰편이다. 옆 담장 위에 올라가 줌으로 당겨 찍었다. 이번 여행에선 나스카를 갈 수 없어 지상화는 이걸로 대신하는 수밖에.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때문인지, 계속 새들만 눈에 띈다. -.-;
지상화에서도 콘돌만 보인다던가...해변엔 라르코마르 Larco Mar 라는 꽤 큰 쇼핑몰 같은 곳이 있는데, 그 앞의 한 가게 위에서도 새를 길들이는 청년이 눈에 띄었다.

여긴 날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는 '인간 새'들.
패러글라이딩을 하기에 이보다 좋은 곳도 찾기 어려울 것같다. 뛰어내리기 위해 짐을 짊어지고 산 위에 올라갈 필요도 없다. 해안 절벽 위에서 그냥 가볍게 뛰어 발만 떼면 바로 바다 위이므로.

남들이 하는 패러글라이딩을 넋놓고 구경하다가 너무 해보고 싶어 그냥 한번 질러보기로 했다. (음...시간 대비 가격을 따지면 쫌 비싸다. 하지만 한번 해보니 돈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교관 앞에 의자를 하나 더 달고 함께 비행하는 방식. 우산에 가려 안보이지만, 중앙에서 막 출발하는 팀의 앞쪽에 매달려 있는 게 나다.

새떼들이 몰려와 죽었다는 페루의 해변에서 새가 되어 날아오르다.
패러글라이딩은 예상외로 편안했다. 의자에 푹 파묻혀 앉아 하늘을 관조하는 듯한 느낌. 새의 눈높이에서 내려다본 바다와 도시는 소음이 지워져 고요하고 평온해 보였다.
한참 하늘을 나는데 내 눈앞으로 검은 새 한마리가 스쳐 지나갔다. 괜히 반가워 소리쳐 부를 뻔 했다. 이봐, 나도 날고 있다구!

Posted by sanna
“난 자유인…날자 날자꾸나”



스카이다이빙카페 '스카이4펀' 회원인 김선규씨(26.가운데)가 미국에서 스카이다이빙 교육을 받으면서 교관들과 함께 점프했다 사진제공 스카이4펀
그리스 신화 속의 다이달로스가 깃털과 밀랍으로 날개를 만든 뒤 그의 아들 이카로스는 너무 높이 날아 올라 죽음으로 치달았다. 그러나 하늘을 날고 싶은 인간의 꿈은 여전하다.

새처럼 날고 싶다는 소망이 가장 직접적으로 반영된 것은 엔진이 없는 무동력 비행이다. 무동력 비행은 고도를 계속 유지할 수 없으므로 엄밀하게는 ‘비행’이라 말하기 어렵다. 그러나 오직 이를 통해서만 사람들은 감각을 엔진에 빼앗기지 않고 스스로 새가 된다.

지난해 여름 오스트리아 출신 스카이다이버인 펠릭스 바움가르트너는 탄소섬유로 만들어진 길이 1.8m의 날개와 낙하산을 달고 영국 도버해협 상공 9144m 지점에서 뛰어내려 동력 없이 해협을 건너는 데 성공했다. 그가 달았던 날개 ‘스카이레이’는 오스트리아에서 시판을 준비 중이다.

극단적 마니아들이 ‘새 인간(Bird Man)’의 실험을 거듭하는 스펙트럼의 다른 쪽 끝에는 행글라이딩 패러글라이딩 스카이다이빙 같은 항공 레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다. 날아오르는 일은 어떤 종류의 체험일까. 자주, 쉽게 할 수도 없고 비용도 많이 드는 이 레포츠를 선택한 까닭은 무엇인지, 그들에게 들어봤다.

○ 창공의 고요

권시홍 인덕대 교수(57)가 4년 전 패러글라이딩을 배우기 시작한 것은 엉뚱하게 등산 때문이다. “산에 올라 정상에서 얻는 탁 트인 시야, 전망감이 참 좋았지만 내려올 때마다 그런 게 사라지는 것 같았다. 날아서 내려오면 참 좋겠다고 농담처럼 생각하곤 했는데 남한산성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것을 보고 도전해보기로 결심했다”는 것.

그가 상공에 가장 오래 체류한 시간은 1시간반. 고도 1700m까지 올라가 봤다. 패러글라이딩을 아찔한 레포츠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는 “의외로 고요한 비행”이라고 한다.

“하늘에 올라가면 기체를 스쳐가는 바람소리가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편안한 의자에 앉은 자세로 상공에 오로지 나 혼자라는 사실이 주는 충만감이 마음을 가라앉혀 준다.”

권 교수는 무동력 비행이 “사람이 자연의 힘에 철저히 동화되어야만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1년 중 비행이 가능한 날은 많지 않다. 바람이 거칠어도, 없어도, 동풍이 불어도, 봄에 아지랑이가 끼어도 비행은 불가능하다. 지난 한 해 동안 그의 비행 횟수는 20회 안팎. 날씨가 좋아 산에 올랐는데 갑자기 나빠져 산꼭대기에 온종일 앉아 기다린 날도 부지기수다.

그는 “상황이 나빠도 도전해 보자는 사고방식은 패러글라이딩에서는 낯선 개념이다. 기류에 무조건 순응하는 수밖에 없고 그 과정에서 인내심을 배운다”고 한다.

패러글라이딩이 천천히 떠내려가듯 상공을 유영한다면, 행글라이딩은 시속 120km가량으로 매끄럽게 흐르는 비행이다. 공군사관학교 행글라이딩 강사인 이정대씨(43·경기 수원시)는 행글라이딩의 묘미에 대해 “온몸으로 바람을 감지하며 손끝까지 새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난다는 것은 오감을 총동원해야 하는 일이다. 눈으로 보고, 귀로는 바람의 떨리는 소리를 들어야 상승기류를 찾아낸다. 또 풍속이 수시로 변하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바람이 어느 방향으로 부는지 냄새 맡고 맛보아야 한다. 그만큼 자신의 몸을 예민하게 열어야 하는 것이다.”

가끔 행글라이딩을 하는 도중 하늘을 나는 매를 만나는 때도 있다고 한다. 이씨는 “조금만 지나면 매가 우리와 같이 논다. 왼쪽으로 선회하면 새도 같이 돌고 새가 상승하는 곳을 따라가면 반드시 상승기류가 있다. 그런 자연친화적인 느낌도 행글라이딩이 아니면 체험해보기 어렵다”고 했다.

○ 찰나의 쾌감

패러글라이딩. 동아일보 자료사진

패러글라이딩과 행글라이딩이 고요하고 섬세한 느낌으로 이카로스의 후예들을 유혹한다면 스카이다이빙은 짜릿한 순간의 쾌감이 그 묘미다.

5년 전 스카이다이빙의 세계에 입문한 주부 박정자씨(41·경기 김포시)는 자신이 스카이다이빙을 하는 이유에 대해 “순전히 불과 1분의 시간 때문”이라고 말했다.

1만피트(3048m) 상공의 비행기에서 뛰어 내린 뒤 낙하산을 펴기 직전까지 자유낙하시간은 길어봤자 1분이다. “그 1분 동안 엔진은 물론 낙하산의 도움도 없이 혼자 움직이는 자유 낙하를 즐기기 위해 스카이다이빙을 한다. 나머지는 전부 부수적인 것들”이라는 설명.

지상에서의 1분은 하찮을 정도로 짧은 시간이지만 박씨는 “뛰어내린 뒤 1분 동안 한 장소로 모이기도 하고 사진도 찍고 전진 후진으로 움직이기도 하고 아주 많은 것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약사인 손근영씨 (25·여·삼성의료원 제약부) 역시 “절대로 짧지 않은 1분의 성취감”에 매료됐다. 5년 전 스카이다이빙을 시작한 그는 지금까지 점프횟수가 200여회나 된다. 두려움이 가시고 스릴을 즐기기 시작한 것은 점프를 80회가량 하고 난 뒤부터다. 그 전에는 마음을 단단히 먹고 올라가서도 뛰어내리지 못하고 울기만 한 적도 있고 2000년에는 착륙할 때 실수로 팔이 부러지기도 했다.

이제 베테랑이 된 그는 “1분 동안 ‘추락’하는 게 아니라 바람에 얹혀서 모든 동작이 가능하다”고 한다. 배를 아래로 하는 ‘벨리 플라이’뿐 아니라 선 자세, 앉은 자세로 뛰어 내려보거나 머리를 아래로 하고 시속 300km의 속도로 총알처럼 내려가는 헤드다운 등 ‘프리 플라이’를 연마하는 것이 스카이다이버들의 ‘놀이’다.

그는 “비행기를 탈 때부터 긴장감이 점점 고조되기 시작하다 점프를 위해 비행기 문 앞에 설 때면 최고조에 달한다. 그 긴장감을 일시에 터뜨리듯 뛰어내리면 세상에서 한없이 자유로운 시간을 만끽할 수 있다”고 했다.

김희경기자 susanna@donga.com

▼항공레포츠 동호회▼

○ 행글라이딩

행글라이딩 카페 (cafe.daum.net/hanggliding)

자유비행대 클럽 (flyingclub.co.kr)

델타클럽 (deltaclub.net)

날개클럽 (nalgaeclub.co.kr)

○ 패러글라이딩

종이비행기 클럽 (bestpapa.com)

패러글라이딩 카페 (cafe.daum.net/gopara)

챌린저 패러글라이딩 스쿨 (paraschool.co.kr)

전국패러글라이딩 연합회 (kpga.or.kr)

에어필드 (airfield.co.kr)

○ 스카이다이빙

한국스카이다이빙협회 (kpa.or.kr)

스카이다이빙 카페 (cafe.daum.net/sky4f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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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n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