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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반 전 겨울 무렵 처음 알게 되어, 우여곡절을 거친 끝에 번역한 책이 나왔습니다!
"엘 시스테마, 꿈을 연주하다" 입니다.
제 블로그에 자주 오신 분들은 엘 시스테마의 이야기(요기, 그리고 요기), 그리고 제가 이 책을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요기)를 아마 알고 계시겠지요. 책 번역해 펴내는 일이야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데, 전 감개무량합니다. 이 책은 제가 얼굴 한 번 본적 없는, 그리고 딱 한 번 우연히 만났을 뿐인 낯선 이들의 친절이 아니었으면 나오지 못했을 거예요. 꽤나 감동적인 방식으로 이 책을 제게 전해준 호세에게 드디어 책이 나왔다고 어제 메일을 보냈더니, 호세 할아버지는 느린 우편을 도저히 기다릴 수 없다면서 48시간 이내에 배달해주는 DHL로 받아볼 수 없겠냐고 흥분하시더군요.^^ 세상의 많은 책들이 그러하듯, 혼자서는 불가능했고 숱한 사람의 꿈과 수고를 모아 만든 이 책을 이제 세상 속으로 내보냅니다. 앞날에 행운이 있기를!
아래 옮긴이 후기를 붙였습니다. 쓸데없이 후기가 긴 탓에 접었으니 펼쳐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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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기고 나서
클래식 음악이 어떻게 폭력에 노출된 가난한 아이들을 구원할 수 있었을까? 게다가 처음부터 개인 교습이 아닌 그룹 단위로 클래식 음악을 가르치는 게 가능한 일일까?
음악으로 가난한 아이들의 삶을 바꾼 엘 시스테마에 대해 처음 들었을 때 진한 감동에 뒤이어 떠오른 의문이었다. 나 자신이 문외한인지라 클래식 음악은 일부에 국한된 취미라는 편견이 있었던 데다, 잠깐 피아노를 배웠던 경험으로 미루어 개인 교습이 아닌 방식으로 어떻게 악기 연주를 배울 수 있는지 감이 오질 않았기 때문이다. 그 사소한 호기심이 결국 이 책을 찾아내어 우리말로 옮기는 인연으로까지 이어지게 될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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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쁜이 2010/08/17 20:44
얼마 전 다녀온 카라카스 빈민촌의 모습이 다시 떠오릅니다.
저는 거기서 빈민을 위한 빈민정책이 무엇일까 고민을 좀 했어요. 특히 차베스 대통령의 포퓰리즘 혹은 친빈민 정책과 관련해서.
선배 책 읽어보고 싶어요. 사인 받아야 되는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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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사자 2010/08/17 23:18
소개하신 글을 보고 당장 마음이 동해서
알라딘에서 책을 찾아봤는데 없더라구요.
아직 출간되진 않았나 보네요.
뭐, 그래도 좀 더 기다릴 용의 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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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저깨비 2010/08/18 15:21
산나님의 책과 글은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희망과 꿈, 감동에 대해서 주제가 연결되어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늦깍이로 다른 길을 가는 분들의 인터뷰, 산나님의 책...
블로그에 올려주신 링크의 글을 다 읽으면서 찐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
좋은 책을 내셨구 고생하셨네요. ^^
이 책을 읽고 사람사는 세상에 있는 진한 감동을 느끼고 싶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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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beka58 2010/08/21 17:19
아하! 글군요.'내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올리실 땐 전 이미 알았더랬지요. 조만간 산나님의 터닝 포인트가 있으실거란 느낌이요. 산나님의 새로운 소통 방법이 모두에게 넘치도록 행복을 가져다 주었으면 하고 하고 바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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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na 2010/08/21 23:35
항상 분에 넘치도록 해주시는 응원,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그 터닝포인트도 조만간 책으로 나온답니다.저번에도 그랬지만 책이 나오기 전엔 좌불안석예요.
기꺼이 시간을 내어 자기 이야기를 들려주신 분들께 누를 끼치진 않아야 할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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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철 2010/08/26 17:45
아주 깔끔한 번역과 편집이더군요. 이제쯤 번역되지 않았을까하며 가끔 찾아봤었는데, 꼭 1년을 기다렸네요. 가슴을 뛰게 하는 엘 시스테마, 그리고 그 이야기를 이렇게 소개하는 분들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오늘 아침자 한겨레 신문 '문화칼럼'에 쓴 글입니다.....
* * * * *
이런 책들이 꽂힌 책장이 있다. 『내 몸 사용 설명서』 『우먼 바디 포 라이프』 『기적의 휘트니스 30분』 『달리기와 부상의 비밀, 발』…. 혹시 ‘몸짱 아줌마’의 책꽂이? 또 이런 책장도 있다. 『우리는 어떻게 죽는가』 『죽음 앞의 인간』『죽음과 죽어감』『떠남 혹은 없어짐』…. 이건 우울증 환자의 책장?
둘 다 내 책장의 이웃 칸에 나란히 꽂힌 책들이다. 나는 몸짱 아줌마도, 우울증 환자도 아니다. 몸 쓰는 일, 죽음이 들려주는 삶의 이야기에 몰두했던 한때의 관심사, 변덕스러운 취향의 흔적이 책장에 고스란히 남아있을 뿐이다. 누군가 둘 중 하나의 리스트만 갖고 내 취향을 어느 한쪽으로 단정하려 든다면 몹시 억울할 것이다. 소지품이나 생활공간의 특성으로 사람 성향을 판별하는 심리 기법인 ‘스누핑(snooping)’에서도 특정 단서가 늘 특정 성격을 가리킨다는 따위의 완벽한 답은 기대하지 않는 것이 기본 전제다.
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피해자인 김종익 씨 서재의 책들이 요즘 구설에 올랐다. 그가 문화방송 ‘피디수첩’과 인터뷰할 때 배경에 비친 책들이 『한국 민중사』『현대 북한의 이해』『혁명의 사회이론』등 평범하지 않아 문제라는 거다. 글쎄다. 스누핑 기법을 설명한 베스트셀러 『스눕』을 읽고 난 뒤 내 눈엔 그 책장이 이렇게 보였다.
‘서재 전체의 10분의 1도 안될 분량의 책 제목만으론 현재 정치 성향은 알 수 없고, 출간된 지 죄다 10년이 넘는 책들을 주제별로 꽂아놓은 걸 보면 꼼꼼한 장서가인데 그 사이에 주제와 관련 없는 『슬픈 열대』가 뜬금없이 끼어있는 걸로 봐선 자주 이용하지 않는 책장이 아닐까….’
엉터리 스누핑은 이쯤에서 접고, 의사가 경제평론가가 되고 공무원이 소설가가 되는 멀티태스킹의 시대에 기업인이 합법적으로 출판된 역사, 사회과학 책 좀 읽었기로서니 그게 왜 문제인지 모르겠다. 공들여 화면 흐림 처리를 한 ‘피디수첩’도 괜한 짓을 했다. 정작 놀라운 것은 제목이 확인된 책 10권 남짓을 갖고 한나라당 대변인처럼 그가 “특정 이념에 깊이 빠진 편향된 사고의 소유자”라고 단정 짓는 판단의 신속함이다.
면밀한 관찰과 이해의 수고를 피하려는 사람들의 비합리적 신념의 형성 과정은 사소한 단서가 발견되면 이를 근거로 전체가 참이라고 판단하는 비약 논법을 따르는 경우가 많다. 현대에도 마녀사냥이 흔한 남태평양의 파푸아뉴기니를 예로 들어보자. 미국 인류학자 브루스 노프트(Bruce Knauft)가 80년대에 연구한 게부시(Gebusi)족의 마녀 조사는 이렇게 진행되었다. 이들에게 마녀는 나뭇가지 뭉치로 마법을 부리는 사람들이다. 조사 대상자의 거주지 근처에서 나뭇가지 뭉치가 발견된다. 그럼 그 사람은 마녀다. 나뭇가지 뭉치야 숲속 공터에서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는데도 이 허술한 증거를 들어 게부시 족은 숱한 사람을 처형했다. 어리석다고? 이들의 믿음과 “좌편향인 사람은 ‘혁명’ ‘북한’ 관련 책을 읽는데, 김 씨의 책장에서 그런 책들이 발견됐으니 그는 좌편향”이라는 논리에 과연 무슨 차이가 있을까.
설령 김 씨가 서재 전체를 혁명, 북한에 대한 책으로 다 채웠다고 해도 그가 관심 분야가 협소하고 지루한 사람이라는 인상은 줄지언정 불법사찰을 받아 마땅할 이유는 되지 않는다. 취향이 “평범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해서 그런 험한 꼴을 당해도 싸다고 생각하는 건 야한 옷차림의 여자는 성추행을 당할만하다고 말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피해자에게 범죄 발생의 책임을 묻는 것은 불법사찰만큼이나 비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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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아 2010/07/10 14:31
진정한 언론 사상의 자유가 있는 나라가 이 지구상에 몇군데나 있을까요. 21세기를 살고 있지만 아직도 끝없이 통제 감시 당하고 살고 있는 것 같아요. 지금 이 시간이 불순한 책 몇권 소지한 제목으로 체포되고 고문당했던 20여년전보다 나아졌다고 볼 수 있을까요. 형식적으로나마 사상 언론의 자유가 있는 나라가 있긴 있나. 노르웨이? 핀랜드? 독일? maybe or maybe n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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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na 2010/07/10 20:46
나는 권리의식이 높질 못해서 "진정한" 언론사상의 자유까진 바라지도 않지만(통제 없는 권력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적어도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비난당하고 탄압받는 수준은 넘어섰으면 좋겠어.안그러면, 너무 후지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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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서방 2010/07/10 15:33
잘 읽었습니다. 조리있게 쓰신 말씀 딱 공감 갑니다. 저도 저 기사 딱 보고 '이런 것도 기사라고 썼나..'라면서 좀 많이 답답했습니다. 더불어 '스눕'도 읽어봐야겠네요.
좋은 주말 되시구요~ -
nabi 2010/07/10 22:47
산나님 책(산티아고) 읽고, 이렇게 가끔 블로그에 들어와 보고 하다가
오늘 아침 신문에서 얼굴까지 보니까, 산나님이 정말 '아는 사람' 같아...^^
나 혼자 친근히 느끼고 있답니다. (그 시초는 inuit님 블로그에서부터^^)-
sanna 2010/07/10 23:49
하하~반가워요. 블로그에 가보니 자전거를 배우시는군요.
예전에 저랑 친한 기자가 "세상을 떠날 때 가져가고 싶은 단 하나의 기억"을 묻는
인터뷰 시리즈를 진행한 적이 있었는데,어떤 분이 처음 자전거를 배울 때의 기억을 가져가겠다고 답하셨어요.
(아마 소설가 김영하씨였던 듯...정확하진 않습니다)
나비님 자전거 배우신 모험을 읽다보니 처음 자전거 배울 때의 설렘, 불안,
그리고 드디어 누가 잡아주지 않아도 직선상의 두 바퀴를 나 혼자 굴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의 흥분이 고스란히 생각나네요.^^
'한번도 살아보지 않은 날, 처음 가는 길' 생각하면서,저도 뭘 새로해볼까 궁리중이랍니다 ^^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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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ean1021 2010/07/12 13:10
1980년대 30대가 지금은 60대이니 이들이 지금이 은퇴러시이니 이런 개인의 자유인권침해같은것은 없어지지 않을까? 얼마나 40대이하를 무시했으면 그럴까? 블로그에 글 남긴건 처음이네 정보가 많고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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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na 2010/07/16 13:08
나도 오래된 책들을 갖고 있던 이사오기 전 책장을 뚝 짤라 사진을 찍는다면 남들은 기함했을 것..
정말 네 말대로 때론 생각의 찌꺼기, 허물에 불과할때도 많은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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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아 2010/07/10 14:23
무릎만 괜챦다면 정말 끝없이 달리고 싶은데... 칼슘 부족인지 다리 근육 부족인지 무릎이 삐그덕거려서 한시간에 7.5킬로 이상 달릴 수 없네요. 조금만 속력을 올리면 무릎 뼈랑 주변 근육이 막 비명을 질러요. 그동안 칼슘 섭취를 게을리 한 탓인지. 가늘고 길게 달리기 위해 칼슘제 열심히 먹고 적당히 쉬어가면서 조심해서 달리고 있지만 가끔 속도내서 마구 달리고 싶은 욕심이 나요. 숨은 하나도 가쁘지 않은데 무릎이 시큰거려서 못 뛰는게 넘 서럽더라구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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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전 2010/07/12 11:29
희경아 잘봤다, 뉴옥대 교수말대로, 늙어서도 계속할 수 있는 운동임을 남에게 애기해줄수 있겠다 . 뉘 뭔 노동을 그렇게 열심히 해야된다는게 의외다, 천천히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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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바람 2010/07/12 15:14
저도 한달음에 읽었습니다. 저는 러너는 아니고 라이더지만 대부분 공감하는 내용이었습니다. 특히나 오래달리기에 대한 진화론적 설명은 아주 흥미롭더군요. 사람들이 열심히 달린다면 (다리로던 바퀴로던) 세상이 지금보다 훨씬 살기 좋아질 것은 확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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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책과 사람’의 연결에 관한 이야기입니다만, 초등학교 5학년 후반부터 도서위원으로 임명되어 활동한 것입니다. 도서위원이 되어보니 도서실의 열람 카드에 적혀 있는 이력을 볼 수 있게 되었지요. 열람 카드에는 많은 사람들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한 권의 책을 여러 사람이 여러 시기에 읽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요. 책을 읽은 날짜가 정확하게 기록되어 있는 것입니다. 제가 초등학교를 졸업한 해가 1956년이니까, 그 이전 40년대의 학생들, 더 올라가 전쟁 중의 학생들, 아니 전쟁 전의 학생들 기록까지 전부 남아있었지요. 1941년 6월12일 《에밀과 탐정들》,1932년 3월4일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라는 기록이 거기 남아 있었어요. 필적까지 그대로 말입니다.
이것이 너무나 신기했어요. 한 권의 책에 끝없는 ‘연대기’가 딸려 있는 것이니까요. 한 사람 한 사람의 개인으로서 독자가 한 권의 책에 딸려 있다, 그런 느낌을 초등학교 고학년 때 받았다는 점도 매우 큰 경험이었습니다.”
- 마쓰오카 세이고의 ‘창조적 책읽기, 다독술이 답이다’에서-
꼭 소장하고 싶은 조지프 캠벨의 책 하나를 중고샵에서 샀다. 3만원, 할인해도 2만4천원인 책값 좀 아껴보겠답시고……. 10만원짜리 책도 질러대던 옛날에 비하면 참……알뜰해졌다. -.-;;
근데 헌 책을 받아보곤 잠깐 후회했다.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구르다 내게 온 책인지, 표지 가장자리도 너덜거리고 회색의 표지는 빛이 바래 더 우중충하기 짝이 없다. 도대체 네 주인은 뭐하던 사람인거냐……. 조금 전 아무 페이지나 휙휙 넘기며 새 책을 살 걸 그랬다고 투덜대고 있었는데 눈앞에 펼쳐진 페이지의 한쪽 구석에 연필로 쓰인 작은 글씨를 발견했다. 전화번호와 ‘내일까지’라는 단어 하나.
웃음이 피식 나온다. 신화를 다룬 책에 적혀있는 너무나 현실적인 전화번호 숫자와 ‘내일까지’라는 일정. 책을 보다 딴 생각이 났거나 급하게 적을 메모지가 없어 그랬겠지만, 낯선 이의 일상 한 순간이 이렇게 책 안에 담겨 나한테 오다니, 그냥 신기한 기분. 마쓰오카 세이고가 어린 시절 책 안의 ‘연대기’를 발견하며 느꼈던 ‘신기한 기분’ 만큼은 아니겠지만.
마쓰오카의 책은 알라딘 블로거들의 호평이 없었더라면 아예 관심도 두지 않았을 만큼 제목이 깬다. ‘다독술’도, ‘답이다’도 거슬린다. 뻔하디뻔한 자기계발서의 느낌. 하지만 책을 보고 나니 알라딘 블로거들이 호평할 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통해 무언가 얻고야 말겠다는 목적이 뚜렷한 다독가가 아니라 그야말로 책을 사랑하는 열정적 독서가의 독서 체험과 방법론으로 가득한 책.
근데 왜 나는 마감이 코앞이고 할 일이 쌓여 미칠 지경일 때만 블로그에 뭘 쓰러 오는 걸까. 블로그가 점점 '딴 짓'용 취미가 되어가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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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na 2010/04/13 20:19
찾아보니 이전에 낸 책은 '마츠오카 세이고'라고 표기가 돼있어서 이전 책들이 함께 검색되지 않더군요.
'마츠오카 세이고'로 출판된 이전 책도 읽었는데,처음 보는 저자라고 생각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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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복 2010/04/13 14:26
저도 일해야 하는데.. 여기 와서 이거 들여다보고 있어요.. 흐흐흐.. -.-;
요즘 책을 빌리는 곳이 디지털화 되어 있지 않아서 손으로 뒤에 붙은 책카드에 일일이 날짜와 이름을 써서 남기게 되어 있거든요.. 왕왕 수년 전, 아는 사람이 이 책을 읽었구나, 싶어서 묘한 느낌을 받기도 해요..-
sanna 2010/04/13 20:21
와~그런 곳이 아직도 있군요.
마츠오카 세이고의 저 대목을 읽고보니 영화 '러브레터'에서도 책카드와 관련된 장면이
있었던 같기도 하고, 제가 책을 빌리는 도서관에도 그런게 있음 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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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na 2010/04/13 22:26
푸하하~책 보다가 갑자기 3차방정식 풀고 그랬나봐? ^^
하긴 나도 책에다 이상한 낙서를 할 때가 잦은데, 내 버릇은 주로 기하학 도형을 마구 겹쳐 그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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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윙 2010/04/13 22:27
재밌네요. 아내가 결혼했다인가 그 영화에 여주인공 취미가 헌책 모으기였거든요.
책에 뭐 잘 안쓰는 편인데 뭔가 써놓고 나중에 흔적 찾아보는 것도 재밌을거 같아요.
근데..할일이 왜그렇게 많으실까욤..방학숙제처럼 미뤄두신것인가..후후후.-
sanna 2010/04/15 12:49
책장에서 아무 책이나 쏙쏙 빼서 아무 페이지나 읽어보는 게 취미인데,
어젯밤에 빼본 책의 페이지엔 제가 느낌표를 3개나 그려놨더라구요.
감동적인 구절도 아니더구만 도대체 내가 왜 그랬는지 이해할 수가 없더라는....^^
할 일은 평소엔 별로 없어요.^^ 어쩌다 한번씩 바쁠 때에만 딴 짓을 해서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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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da 2010/04/17 22:50
어느 선배가 유학 초기 시절 수업에 읽고 가야 어려운 책을 도서관에서 빌렸는데 이전에 빌린 사람이 한국인이었던지 모르는 단어마다 한국어로 뜻이 다 적혀 있어서 만세 불렀다는 이야기도 들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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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na 2010/04/19 18:24
잡문쓰는 비정규직에 늦깎이 대학원생을 겸하는지라 시험까지 보는 입장 맞습니다.^^;
그래도 업뎃이 이 수준밖에 안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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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워드 진의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에서 -
오랫동안 내팽겨쳐 둔 세 번째 책을 위해 사람들을 인터뷰하러 돌아다니고 원고를 쓰는 중이다. 얼마 전에 만났던 한 여성의 말이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말을 다루는 일을 하다가 아주 구체적으로 사람을 돕는 일로 전업하게 된 그가 “땅에 발을 딛고 몸으로 부딪혀 세상을 배우는 구체적인 삶”에 대해 말했을 때, 나는 그가 얼마나 기쁨에 차 있는지를 말보다 눈빛을 보고서 알았다. 새로 시작한 일을 들려줄 적마다 그의 눈은 유난히 반짝거렸고 덤덤한 표정에도 생기가 돌았다. 번번이 기억의 시계를 되돌려 이미 지나온 과거를 들려달라고 청하는 것이 미안해질 정도였다.
그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하워드 진의 에세이집에서 읽었던 위의 구절이 떠올랐다. 미국의 실천적 지식인으로 손꼽히던 하워드 진조차 간호학교에 입학하는 젊은 여성을 부러워했다. 추상적 개념을 다루거나 글과 말로 살아가는 사람들 중 꽤 많은 이들이 자신의 일이 만들어내는 가치에 회의하며 ‘구체적 삶’을 동경한다.
집에 돌아온 뒤 나는 오래전 밑줄을 그어둔 이 구절 옆에 한 마디를 더 적어놓았다. ‘구체적 삶’이 변화시키는 대상은 다른 사람들 뿐 아니라 자기 자신이기도 하다고. “타자지향적인 목표와 가치, 연결선이 명확하게 보이는 일을 하게 되면서 나 자신이 달라진 것 같다”는 그의 말이 떠올라서다. 스스로 다른 사람이 되었다고 느낄 만큼 그가 고양된 것은 커다란 보상이 주어졌기 때문이 아니다. 사회적 지위도 낮아졌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자 하는 그의 일이 얼마나 목적을 달성할지도 알 수 없다. 충만함은 그런 데에서 오는 게 아닐 것이다. 다시 하워드 진의 말에서 한 대목.
“사회정의를 위한 운동에 참여하는 이들이 받는 보상은 미래의 승리에 대한 전망이 아니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서 있다는, 함께 위험을 무릅쓰며 작은 승리를 기뻐하고 가슴 아픈 패배를 참아내는 과정에서 얻는 고양된 느낌이다.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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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아 2010/02/28 06:00
구구절절 공감이예요. 언니 새 책은 그 전에 실었던 turning point에 대한 건가 보죠? 아흐... 저도 빨리 turn하고 싶은데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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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beka58 2010/03/01 12:19
살면서 깜빡깜빡 잊고 있던 걸 다시금 일깨워주시는 글이네요. 각자 자신이 갖고 있는 것이 다름으로 해서 구체적 삶의 방법이 다르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말과 글의 힘은 정말 크고, 이또한 아무나 하고자 한다해서 할 수 있는건 아니거든요. 그런면에서 전 산나님이 넘 부럽사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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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심 2010/03/03 02:01
선배가 책 글귀를 옮겨 놓으실 때마다 궁금한 게 있어요. 늘 다 외우고 계신 걸까, 한 단어나 맥락을 기억하다가 옮겨 놓으시는 걸까. ^^선배가 여기저기 흩어놓은 조각들을 마주칠 때마다 그리운 마음이 듬뿍 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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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na 2010/03/03 15:22
'기억력'보다 '망각력'이 좋다고 자부하는 내가 그걸 다 외울리가 있니~^^
막연하게 생각나면 찾아보는 정도야.찾아보면 생각했던 것과 다른 경우가 훨씬 많고.
그건 그렇고,잘 지내지? 봄에 꼭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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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편집자들에게 기획안을 제출하라고 하면 제일 먼저 시장조사를 하겠다고 서점에 나가는 경우가 많다. 서점에야 신간을 포함하여 많은 책들이 구비되어 있으니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이전에 내가 읽어온 책의 목록을 살펴보는 것이다.
편집자가 평생 기획할 수 있는 책이 몇 권이나 될까. 극단적으로 한 달에 한 권을 만든다고 치자. 40년 동안 현장에서 일할 수 있다면 480권을 만들 수 있다. 480권의 목록을 어떻게 구상할 수 있을까. 아마도 처음 50권은 편집자의 독서편력에서 비롯된 취향과 기질이 반영된 기획도서가 아닐까 싶다. 나머지 400여권은 그 50권이 가지치고 혹은 뿌리 나누기를 해서 스스로 숲을 이루어나갈 것이다. …편집자가 자신이 잘 아는 분야, 좋아하는 분야의 책을 내다보면 그 책이 다른 책을 불러 온다. 책 한 권을 만들면서 그만큼 성숙해지는 것이 편집자인 것이다. 그러니까 책 한 권을 출간하고 나면 몇 권의 기획 아이디어가 샘솟는다고 할 수 있다.
- 정은숙의 "편집자 분투기" 중에서 -
얼마 전부터 고민하는 사소한 선택의 과제가 하나 있다. 그냥 이것도 좋아 보이고 저것도 좋아 보이는 변덕 때문에 생각이 더 뻗어나가질 못하고 계속 제자리 맴돌기 중인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를 ‘편집자 분투기’의 이 대목을 읽으면서 깨달았다.
저자의 표현에 빗대어 말하자면 ‘내가 읽어온 책의 목록’을 살피지 않고 ‘서점의 신간’을 살피러 나돌아 다니는 데에 정신이 팔려 있었기 때문이다. 그럴 듯하고 중요해 보이는 대상을 선택하고 싶은 얄팍한 욕심에, 애초에 내가 왜 이 길에 들어섰는지를 잊어버렸기 때문이다.
내 삶 속에서 만들어진 질문, 내 문제에 근거하지 못하는 선택, 전문성은 공허할 수밖에 없다. 선택의 근거가 여전히 빈약하다면 두리번거리면서 시간낭비 하지 말고 이곳까지 나를 이끌어온 내 질문을 먼저 들여다볼 것. 무엇보다, 홍상수 감독이 고현정의 입을 빌어 설파하신 대로 "잘 알지도 못하면서" 여기저기 집적대지 말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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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아 2009/10/22 23:21
아는만큼만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하는 사람 의외로 적어요. 자신이 잘 모르는것을 인정하려면 내가 뭘 모르는지부터 알아야하는데 그걸 잘 모르다보니까니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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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na 2009/10/22 23:30
웅~근데 확실히 내가 제목을 선정적으로 단 것같긴 하네.^^
'아는 데서부터 시작해보자' 뭐 이런 생각을 한 거고, 사실 제목이 이 내용과는 별 관계가 없는데
댓글은 선정적 제목에 대해 달리는 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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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사자 2009/10/23 21:11
저도 제가 걸어온 경력(내가 읽어온 책의 목록)을 살피기 보다는
자꾸만 전혀 다른 새직종(서점의 신간)을 살피러 돌아다니다 참 많이도 헤맸습니다.
그러다, 지금의 제 자리에서 되돌아 보니
제가 걸어온 길이 모두 이 길로 이어지기 위함이었구나 깨닫게 되더라구요.
스티브 잡스의 유명한 2005년 스텐포드 대학 졸업식 축사 중 한 귀절이 생각납니다.
'여러분은 미래를 내다보며 점들을 연결할 수는 없습니다.
그저 과거를 되돌아보며 점들을 연결할 수 있을 뿐이죠.
그러므로 미래에 점들이 어떻게든 연결되어 이어질 것을 믿어야 합니다.
여러분은 무언가에 믿음을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본능이든,운명이든,삶이든,인연이든,무엇이든 간에)
점들이 연결되어 나갈 것이라고 믿는 것은 여러분에게 자신의 마음을 따르도록 하는 자신감을 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설사 마음을 따르는 일이 여러분을 탄탄대로에서 벗어나게 할 때 조차도 말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인생에 변화를 가져올 것입니다.'-
sanna 2009/10/25 21:25
그 유명한 'connecting the dots'로군요.^^
뒤돌아보아도 왜 내 점들은 연결이 안되나 답답할 때가 많은데..잡스의 말대로, 믿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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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숙 2009/10/24 01:48
홍상수 감독 영화를 즐겨보는 일인으로서, 언니 제목선택이 논지에서 영 벗어난건 아니라고 생각됨니다. ^^ 머...마음을 들여다보고 따르는게 모든 질문의 해답이라는건 두말하면 잔소리일 거고. 요는 고걸 못하게 방해하는 지식인적 자의식 과잉이 문제라는거 아니겠슴니까요. 저라는사람은 매우 뻔뻔하게도 그런 영화를 보면서 아하하 웃다가 어우야~하다가, 음...지식인은 역시 문제가 많아, 하면서 정리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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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na 2009/10/25 21:30
마자마자...옛날에 나 꼼지락거리던 거 보다못한 모 선배가
"야, 도장파지 말고 그냥 우라까이라도 해서 빨리 띄워!"하고 소리지를 때,
'뭘 알아야 우라까이라도 하지요'하고 항변하고 싶었다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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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beka58 2009/10/27 00:39
생각의 안테나에 포착되는건 역시 내 취향의 것이더라구요. 그러니 산나님도 첨에 구상했던거를 다듬는 정도로 큰틀은 바귀지 않을거란 생각이드네요. 그것이 뭔지는 모르겠지만요.
공부하시는거 말고도 여러 계획이 많으신 분주한 가을을 보내고 계시는군요. 그와중에도 블로거에참참이 글을 올리시니, 전 넘 좋아요.-
sanna 2009/10/30 00:14
문제는 '첨에 구상했던 거', 그것이 뭔지를 저도 잘 모른다는 거죠 ^^;
모르거나 말거나, 그냥 뭐 눈에 띄는대로 재미있는 것 따라다녀볼라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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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 김태원 지음/지식노마드 |
| 블로그 이웃인 inuit 님의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를 읽는 경험은 기초 공사와 구조가 튼실한 건물의 축조 과정을 지켜보는 것과도 같았다. 효과적인 의사소통의 원리와 방법을 소개하는 이 책에서 저자는 의사소통과 관련된 뇌의 체계를 먼저 살펴본 뒤 뇌에 직접 소통하는 효과적 기술의 원칙을 WHISPer 원리로 설명한 다음 주장, 대화, 설득, 협상 등 각 소통 상황별 실전 준비법을 소개한다. 즉, 기본 얼개를 탄탄하게 짜고 그 위에 원칙과 기술, 실전 상황에서의 행동 요령을 차근차근 구축해나가는 저자의 머릿속 설계도가 입체적으로 구축된 책이다. 쉽지 않은 내용인데도 저자가 소개하는 내용이 가이드북처럼 머릿속에 쏙쏙 들어오는 것도 이 같은 논리적인 구조 덕분일 것이다. 저자는 원시시대 인간의 과제를 해결하기에 적합하도록 진화된 구뇌, '도마뱀의 뇌'라고도 불리는 이 정서적 뇌의 작동원리와 습관을 소개한 뒤 "직관을 통해 의사결정을 상당부분 좌우하는" 구뇌, 즉 도마뱀에게 속삭이라는 WHISPer 원리로 소통의 비법을 소개한다. WHISPer 원리는 주목을 끌어(Wake-up) 관심을 유지하고(Hot) 이익을 제시하되(Interest) 이를 이야기에 싣고(Story) 자아에 호소하며 뇌의 고등 기능과 소통(Persona)하는 방식이다. 'Whisper'라는 조어가 저자가 만들어낸 개념인지 이전부터 통용되던 것인지는 다소 모호하지만 '구뇌'와 그에 어필하는 'WHISPer' 원리의 설명을 읽는 순간, 머릿속에는 '도마뱀에게 속삭이라'는 한 문장이 선명하게 남았다. 이 한 문장만으로도 저자가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절묘하고도 강한 이미지로 전달된다. 부피는 얇지만 다루는 폭이 넓은 책이다. 뇌의 구조에 대한 설명에서부터 커뮤니케이션의 상황별 대처요령에 이르기까지 저자의 방대한 독서이력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 군데군데 눈에 띈다. 의사소통과 별 관련이 없는 책에서도 의사소통에 필요한 요령을 집어낼 줄 아는 눈썰미가 두드러진다. 언젠가 써먹어야지 하고 밑줄을 긋게 되는 대목도 많다. 주목 끌기에서 질문의 중요성, 잠시 멈춤이나 대조의 효과, 단어의 차용과 회피의 요령, ‘왜냐하면’의 효과, 마법의 1분 스피치 PREP 등등 나처럼 의사소통에 미숙한 사람은 맞아 맞아 하면서 밑줄을 긋게 될 대목들이 숱하다. 원리와 요령을 설명하는 책이지만 설명의 어투가 만연체가 아니라 "질문이 저격수의 총이라면 멈춤은 폭탄이다"처럼 간결하고 함축적인 문장인 것도 마음에 든다. 나는 자기계발서의 '~하라'체 어투를 싫어하지만 저자의 목소리는 낮고 조곤조곤하게 설득력이 있다. 통합적 커뮤니케이션, 소통,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의 스토리 등 추상적인 개념도 2X2 매트릭스를 쓱쓱 그려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저자의 글을 따라가다가, 이 책은 주장 대화 설득 협상 등 각 소통 상황에서 어디에 해당되는 책일까 하는 뜬금없는 생각이 들었다. '주장+설득'의 소통 상황이라고 가정한다면 단단하게 짜인 이 책은 목표의 90% 이상을 달성한 것처럼 보인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어눌한 엔지니어'가 '협상의 달인'이 되기까지 저자의 경험이 좀 더 풍부하게 담겼더라면 하는 점이다. 일터와 하는 일이 노출되지 않도록 수위를 조절하느라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지만, 저자의 체험 사례가 조금 더 생생했다면 WHISPer 원리의 완벽한 구현과 '대화'의 소통상황 정복까지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엉뚱한 상상을 해본다. 물론 궁극적인 '대화'는 독자가 이 책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사용하느냐에 달려있겠지만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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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에 말한다
2009/10/07 00:17
생각해보니, 제 책에 대해 트랙백 걸 곳이 마땅치 않군요. 혹시 리뷰 쓰시는 분은 이 포스트에 트랙백 날려주시면 됩니다. 또한, 책에 대해 질문이나 의견도 여기에 댓글로 남겨주시면 됩니다. 많은 의견 경청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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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삶의 많은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 (Inuit님의 책에 대한 감상문)
2009/10/07 12:49
Inuit님은 블로고스피어에서 상당히 독특하신 분이다. 한 회사의 임원으로서, 자타칭 애독가/애서가로서[footnote]블로고스피어에 퍼졌던 독서론 릴레이를 기억하는가? 그 시발점이 Inuit님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실로 아름다울 정도였다.[/footnote], 두 아이의 아버지로서, 그리고, 무엇보다 블로거로서!!! 그 분의 블로그 활동은 언듯 이해가 가지 않을 정도다. Inuit님을 아는 블로거들에게 Inuit님에 대한 나쁜 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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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당신이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는? Yes!
2009/10/13 23:04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상세보기 김태원 지음 | 지식노마드 펴냄 소통의 시작과 끝, 바로 YES! 상대로부터 원하는 ‘YES’를 쉽게 들을 수 있는 소통의 비결을 알려주는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우리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즉 소통에 있어서 많은 난관에... Inuit Inuit님을 잘 알고 있습니다. "잘 아는 정도"라는 표현이 무색하게 잘 알고 있습니다. 수 많은 커뮤니케이션의 현장에서 그를 봐 왔습니다.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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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2009/11/02 21:32
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3322171 산나님의 이벤트에 당첨된 지도 오랜 시간이 흘렀습니다. 책을 받고 독서 후기를 포스팅해야 되는 데 차일피일 미루다 오늘에야 포스틀 올립니다. 이벤트 통해 이 책을 제공해 주신 산나님, 그리고 정작 이 책의 저자이신 Inuit 님에게 죄송함을 전합니다. 2009/10/14 산나님의 이벤트에 당첨되었습니다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인간은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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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na 2009/10/07 22:17
책에 나오는 말이죠.^^
전 이 말이 부제든 뭐로든 표지에 한 줄 들어갔음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사복님 반응을 보니 저만 그런 게 아닌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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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숙 2009/10/07 23:47
추석 잘 보내셨죠?
서평이 좋네요. 내용 소개해놓은 걸 보니, 더 읽어보고 싶어지는군요. ^^
커뮤니케이션의 정답이라는 게 있을까 싶었던게 사실인데, 우물안 개구리였네요.
저자이신 inuit님이 축적하신 노하우를 얼른 배워야겠슴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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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숙 2009/10/10 09:47
힛. 여기 제가 있는 곳은 주소가 없어요. 그냥 모모 빌리지까지만 돼있고(마을이 모두 한주소임), 팔리선생님댁 (원래 집주인) 이라고 부른답니다~~ 해외에서 우편받는건 머...앞으로 3년후 정도면 가능할까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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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제게도 은혜를 갚을 날이 왔습니다. 음하핫~
제 블로그 이웃 inuit님께서 책을 내셨습니다.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28일 서점에 깔린다고 합니다.
넉 달 전 제가 허접한 책을 냈을 때 inuit님께서 황송하게도 이벤트를 열어 제 책을 소개해주셨습니다. 드디어 제게도 은혜를 갚아 사람 구실할 날이 왔군요.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지만 말이죠~ ^^
inuit 님 블로그에 비하면 제 블로그에 오시는 분들이 적은 터라 이벤트 참여 요건으로 글을 써서 트랙백을 걸어달라는 무리한 요구는 할 수 없고…, 하여 조건은 두 가지입니다. 아래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분 3분께 inuit님의 따끈따끈한 책을 보내드리겠습니다.
1. ‘내게 커뮤니케이션은 OOO다’ 문장을 완성하여 댓글로 달아주세요.
글자 수를 맞출 필요도 없고, 커뮤니케이션, 의사소통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가를 써주시면 됩니다.
당장 떠오르는 대로 예를 들자면,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번번이 맘에도 없는 소리로 망치고 마는 제게 커뮤니케이션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입니다. (이거이 말이 되남? ...암튼 이렇게 말 안되는 소리도 좋다는 것이죠 ^^;)
2. 이건 사후조건인데요. 책을 받으신 분은 ‘반드시’ 리뷰를 써주셔야 합니다. 블로그에 쓰셔도 좋고, 인터넷서점에 쓰셔도 좋습니다. (기왕이면 두 군데 다 해주세요~^^)
댓글을 달아주시면 그 중 3분께 책을 보내드리겠습니다. 댓글이 재미있으면 제가 재정출혈을 감수하고 당첨자 숫자를 확 늘릴 수도 있는 고무줄, 야매 이벤트이니까 inuit님 책 받고 싶은 분은 많이 참여해주세요. ^^
기한은 10월2일 (금)까지입니다. 이벤트 참가하고, 추석 선물로 책도 받고, 날짜 좋고!
참고로, 전 어제 inuit님의 책 출간 기념 요트 이벤트에 가서 눈도장찍고 책을 먼저 받아 읽는 행운을 누렸는데요. 더 덜어낼 군살도 없이 아주 깔끔하고 논리적으로 쓰인 커뮤니케이션의 원리, 실용 지침서입니다. 어젯밤에 이거 연습해서 나도 써먹어야 하겠다 하고 밑줄을 긋다보니 책이 온통 누더기가 되어버렸다는~ -.-; 리뷰도 곧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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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inuit님의 출판기념회 '요트 파티'를 다녀와서
2009/09/27 16:59
이웃 블로거이신 inuit님의 출판기념회를 다녀왔습니다. 출판사가 열어 준 요트 파티였지요. 역시 좋은 출판사입니다. ^^ 한강변에서 식사를 한 후에 요트를 타고 50분 가량 한강을 유람했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한껏 풍류를 즐겼습니다. 시간이 짧게 느껴졌습니다. inuit님이 내신 책은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입니다. 곧 서점에 배본된다고 합니다. 앞부분만 조금 읽어보았지만, 커뮤니케이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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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요트, 야경 그리고 판타스틱한 추억
2009/09/27 22:12
Sat PM 출간 기념 이벤트로 요트파티를 했습니다. 5:50 책이 처음이니, 출간 이벤트는 더더욱 생소하지요. 토요일이라 교통이 많이 밀릴 것을 예상하여 일찍 도착했습니다. 주말 오후의 상암 난지 선착장은 한가롭고 평화롭습니다. 또 물이 주는 자연의 느낌은 도심에 있어도 어디 멀리 나온 느낌을 주었습니다. 6:10 미리 행사자리도 보고 오신분들 증정본에 사인도 하는 등 준비할게 많았지요. 후속으로 깜짝 이벤트가 또 있는데 지식노마드 정PM님과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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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아 2009/09/28 06:54
내게 소통은 거울이다. 소통을 하다보면 특히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부딪혔을때 나의 잣대와 생각으로 상대의 의견을 재단하고 나 자신과 상대를 구별짓는 내 모습을 보게 됩니다. 다름을 통해 배우기보다 다른 것을 찾아내어 내가 옳음을 설파하려하고 시시비비 논쟁하는 그런 내 모습을 자주 보게 됩니다. 소통은 그래서 아직까지는 제게 거울입니다. 던져지는 말과 말 사이의 속내를 이해하고 상대와 진정한 소통을 할 수 있을때까지는...
언니 전 미쿡이니까 책은 안 보내주셔도 되여~~ㅎㅎ 떡은 구경도 못했는데 김칫국부터 마시고 있는 1인. ㅋ -
이종우 2009/09/27 15:43
내게 커뮤니케이션은 살아가는 힘이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할 때 저의 존재를 인식하고 삶을 재창조할 수 있습니다.
잘부탁드려요.
이종우 jowlee@naver.com -
inuit 2009/09/27 22:13
앗.. 산나님. 바쁘신데 이런 이벤트까지 열어주시고. 감격입니다. ㅠ.ㅜ
무엇보다도 책이 괜찮다고 하셔서 더욱 기뻐요. 즐겁게 읽으셨다면 저도 행복합니다. 고맙습니다. -
촌스런블로그 2009/09/28 00:28
산나님, 안녕하세요^^ 첫 방문에 이런 이벤트에 참가해도 될까요^^
내게 커뮤티케이션은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다. 위에 지아님,종우님과 비슷한 의견이라 이것으로 대신할께요^^ 저는 탈락을 미리 감수하고 있겠습니다^^ 다음 한주 새롭게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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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2009/09/28 10:02
방명록에 써놓은 글에 댓글을 달아주셨을까 싶어 들어와봤는데, 이런 이벤트가 *_*
밑줄을 긋다보니 책이 온통 누더기가 되어버렸다는 말에 심히 공감하여 글 남깁니다.
제가 산나님의 책에 밑줄을 그을까 하다가, 누더기가 되어버릴까봐 포기했거든요 ㅎㅎ
커뮤니케이션은, 내 안에 갇혀 내면만 들어다보는 나의 눈을 나와 함께하는 사람들과, 세상이 나에게 주는 사랑으로 돌려주죠. 커뮤니케이션은 저에게 관점의 전환입니다^-^
witch1999@naver.com -
헤즈론 2009/09/28 12:27
내게 커뮤니케이션은 사실(fact)를 향한 접근이다.
문제란 이해관계자 사이에서 어느 한쪽이 그것을 수용하지 못할 때 발생하는데,
이때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상호 입장 기준으로 fact를 확인해 나간다.
결국 상호이해를 통해 상생하는 것이 내게 있어서 커뮤니케이션의 주된 목적이다.
잘부탁드립니다. ^^ -
토댁 2009/09/28 16:24
우와..멋진 곳을 다녀오셨네요.
inuit님 블러그에서 산나님도 가셨구나...했습니다.
여러분들을 만날 좋은 날이었는데 시어른들과 가족여행이 계획된 날이라 참석하지 못했답니다.^^;
야매이벤트라...ㅋㅋ 정감 가는 단어들이 반갑습니다..히히
걍 저도 해 봅니다..^^
소통은 토댁이 자아발견하도록 도와주는 퇴비입니다.
촌 구석에서 우물 속 개구리로 있었을 이름도 없던 제게
토마토새댁이라는 이름도 가지게 해 주고
내가 누군지 뭘 하고 싶은지를 깨닫고 발견하게 하는 큰 밑거름입니다.
토마토를 키우다보면 밑거름이 얼마나 중요한지 절감하는데
이 블러그를 통한 블러거님들과의 소통은 제게 소중한 역할을 해 주고 있답니다..^^
좋은 날 되세요~~ -
지저깨비 2009/09/29 20:09
리뷰써야 한다는말에 ㅎㄷㄷㄷ 한 기억이~ http://zizukabi.blogspot.com/2009/05/my-santiago.html
그래서 아예 서점을 걸어서 뒤져서 샀습니다. ㅡ.ㅡa;;;
트랙백을 지원하지 않는 블로거닷컴이라 아래 글 주소 남깁니다.
http://zizukabi.blogspot.com/2009/09/yes.html
아, 그리고 산나님이 주신 책은 시월에 미국에서 잠시 귀국하시는, 미국에서 생활하시는 미투데이 친구분에게 선물했습니다. 책을 읽고 싶다고 해서, 또 제가 값없이 받았으니 다른 분에게도 같은 기회를 주어야 할 것 같아서 말입니다. http://me2day.net/zizukabi2/2009/07/28#05:01:07
이해 해 주실거라 생각하는데, 아니면 우짜죠? ㅡ.ㅡa;;; -
현숙 2009/09/30 13:34
내게 커뮤니케이션은 내가 내멋대로 연주할수 있는 유일한 악기, 어쩔땐 삑사리가 나기도 하지만요,...^^; 비즈니스 영역에서 보자면 "가제트 만능팔"이라고 할수도 있겠군요, 헤헤 ^^ 나중에 한권 얻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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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터닝포인트]<13> 정유정 씨-간호사에서 소설가로
Before: 간호사
After: 소설가
Age at the turning point: 35
# 80년 5월, 광주에 공수부대가 들어오던 날이었다. 방 10개가 주르륵 붙어있던 한옥에서 하숙을 하던 대학생과 어른들은 출정식이라도 하듯 함께 모여 밥을 먹고, 한 명 뿐이던 여고생에게 “집 잘 보라”고 당부하더니 모두 굳은 얼굴로 떠났다.
밤새 총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겁에 질려 어쩔 줄 모르던 여고생은 대학생이 묵던 옆방에 들어가 책을 하나 골랐다. 재미없는 책을 보면 잠이 올까 싶어 고른 책은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그 뒤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는 모른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총소리가 그쳐 있었다. 어른들은 아무도 돌아오지 않았다. 불빛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창문에 쳐둔 이불을 들추고 밖을 내다보니 새벽이었다. 깊은 정적에 휩싸인 새벽녘의 거리를 바라보던 여고생에게서 갑자기 걷잡을 수 없는 울음이 터져 나왔다….
그는 5년 6개월간 간호사로, 9년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심사직으로 일한 뒤 35살 때인 2001년 직장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 독특한 이력의 소설가다. 왜 그렇게 오래 걸렸느냐고 물으니 그는 “생존 투쟁 때문”이라며 씩 웃었다.
‘의사 딸’을 소망했던 그의 엄마는 2년 더 다니는 의대 교육과정에 맞춘다는 생각으로 6살 난 딸을 초등학교에 입학시켰다. 전남 함평에서 초등학교에 다닐 때부터 그는 학교 대표 글쓰기 선수였지만 어머니는 그가 글을 쓰는 것을 무척 싫어했다고 한다. “희곡을 쓰다 속절없이 요절한 어머니의 오빠에 대한 기억 때문”이었다.
“엄마에게 반항도 못하고, 광주로 유학을 와서도 공부 안하고 어영부영하다 간호대에 들어갔어요. 그 때도 친구들 글쓰기 숙제를 대신 해주면서 언젠가는 내 글을 써야지, 하고 열병처럼 끙끙 앓았지요.”
간호사가 된 뒤 문학공부를 해볼 요량이었지만 이번엔 모진 운명이 그의 ‘삶을 침몰’시켰다.
“제가 22살이 되던 해에 엄마가 암에 걸리시는 바람에 3년 반 동안 간병을 했어요. 제 직장인 병원 중환자실에서 엄마가 돌아가시고 난 뒤엔 동생 3명의 학비를 대야 하는 임무가 남았지요. 20대 땐 ‘살아서 버텨야 한다’는 생각 밖에 없었어요. 밤에 혼자 습작을 한답시고 끼적거리다가 '내 인생은 이게 뭔가' 하는 생각에 울기도 많이 울었지요. 신이 나를 20대로 돌려보내준다 해도 절대로 안갈 겁니다.”
어린 나이에 버거웠을 부양의 임무를 모두 마친 뒤 29살 때 결혼을 하면서 그는 남편에게 “집을 사면 직장을 그만두고 내 인생을 살겠다”고 다짐을 받아두었다고 한다. 35살 때 집을 산 지 두 달 만에 그는 사표를 내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처음엔 “내가 ‘우물 안 개구리’인 줄도 모르고, 세상에 나가기만 하면 다 잘 될 거라는 기대” 때문에 신이 났다. 새벽 4시에 일어나 7시까지 글을 쓰고 남편과 아이를 내보내고 나면 오후 늦게 “머리가 더 이상 돌아가지 않을 때까지” 글을 썼다. 저녁이면 산에 가거나 스트레스 해소용 샌드백을 쳤다.
그러나 공모전에 잇따라 떨어지다 보니 “나는 너무 하찮은 개구리”라는 절망감이 기대의 자리를 대신 채우기 시작했다. ‘내가 과대망상이 아닐까’ ‘재능이 없는 게 아닐까’ 끊임없이 의심하며 온갖 공모전에 글을 보내고 떨어지고 몸져누웠다가 다시 일어나 쓰는 과정을 반복하기를 7년 째.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응모한 2007년 제1회 세계청소년 문학상에 ‘내 인생의 스프링캠프’가 당선됐다.
“벼랑 끝에서 드디어 구원받은 심정”이었다니 이제 편안하게 ‘꽃길’을 걸어도 되련만, 시상식장에서 만난 소설가 서영은의 충고는 그를 다시 가시밭길로 몰아냈다.
“저더러 ‘뒤돌아보지 말고 도망가라’ 하시더라고요. 안주하지 말라는 뜻이었지요. 여기에 만족하지 말고 성인 문학에 도전해보라는 격려이기도 했고요.”
책의 ‘작가의 말’에서 그는 소설을 쓰게 만든 질문이 ‘운명이 내 삶을 침몰시킬 때,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였다고 썼다.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 하나로 버텼다던 20대, 세상의 거절과 모욕을 견디면서 보낸 30대 초반, 운명이 자신에게 적대적이라고 느꼈던 그 시절, 그는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 “글을 쓸 수 없다고 하면 내 인생은 의미가 없다”고 단언하던 그를 바라보며 소설의 마지막 문장이 그의 얼굴 위로 오버랩 됐다. 소설을 쓰게 만든 질문에 필사적으로 글에 매달리며 자신의 삶으로 답해온 저자의 모습이 거기에 있었다.
‘나는 팔을 벌렸다. 총구를 향해 가슴을 열었다. 그리고 언덕 아래로 질주하기 시작했다. 나야. 내 인생을 상대하러 나선 놈, 바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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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지저깨비의 생각
2009/06/27 14:47
간호사에서 소설가로 변신하여 7년만에, 제1회 세계청소년문학상에 이어, 2009년 제5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책이다. 책머리에 “분투하는 청춘들에게 바친다”하였는데, 고루한 일상에서 활기찬 소설을 읽고 싶어서 구입했다. 내 작은 새가슴이 뛰기나 할까… ㅡ.ㅡ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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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 2009/06/10 10:08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글입니다. 격정의 20대를 보내고 있는 저로선 힘이 되네요.
많이 돌아왔지만 '꿈'을 잃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살아 오신 모습이 멋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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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beka58 2009/06/15 09:21
잘 될건란 막연한 희망이 번번이 현실의 벽에 부짖어 깨질 때, 정말 자존감이 무너지는거 마인드 콘트롤 안되더라구요. 근데 정유정작가님은 인생이 거는 수많은 딴지를 어쩜 씩씩하게 넘어
Winner가 되셨을까 ... 감동이네요~~ -
Playing 2009/06/21 18:01
안녕하세요 ~ 좋은 글 잘 봤습니다
감동적이네요~ 저도 다시는 돌아가기 싫었던, 그러나 마음만은 너무나 따뜻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런 힘든 시기가 지나고 나면 점점 그 시기로 돌아갈 생각조차 하지 못하지요..
그런데 요새는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작가님처럼 꿈을 향해 달려가다 어머니가 아프시고, 동생들 뒷바라지하고, 내집도 장만하기위해 정신없이 살아셨을 때가 어찌보면 가족들을 위해 힘 쏟을 수 있던 황금의 시대가 아니였을까요 ^^
아직 매우 어린 저(82년생)에게 황금의 시대는 가장 힘들었던 순간과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공존했던 학창시절이였던 거 같네요. 그럼 즐거운 주말 잘 마무리 지으세요 ~!!-
sanna 2009/06/22 12:57
정유정 작가님도, 원체 '행복한가'같은 질문은 잘 안하시지만,
그래도 꼽으라면 글을 쓰기 전인 30대 초반이라고 하시더라구요.
뒷바라지 끝내고 내 집마련을 위해 정신없이 살 때..
전 '지금'이라고 말씀하실 줄 알았는데,
처음엔 의외라고 생각했다가 시간이 지나고보니 이해가 되더군요.
왜 이해가 되는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근데 그 마음을 너무나 잘 알 것같아요.(먼 소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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