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프 캠벨'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9.03.01 사랑과 지옥 (9)
  2. 2008.01.09 지난해 읽은 책 Best 5 (13)
  3. 2006.12.17 빨간 고무공의 법칙 (6)
조지프 캠벨의 '신화와 인생'을 읽다.
물방울을 통해 바다를 들여다볼 수 있어 나는 신화, 상징에 대한 이야기가 좋다. 지난해 할 일없이 혼자 놀 때,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 세상을 보자' 마음 먹고 전작주의 독서 대상으로 삼았던 '거인' 중 한 명이 캠벨이었다. 물론 다 읽진 못했지만...-.-;
 
이 책은 캠벨이 직접 쓴 게 아니고 강연록을 바탕으로 그의 다른 책들을 편집해 펴낸 책이라, 기대했던 만큼 흥미롭진 않다. 구성도 어지럽고 짜집기 편집도 거슬린다.
캠벨과 신화, 상징의 해석에 관심이 있다면 이 책보다는 언론인 빌 모이어스가 캠벨과의 대담을 잘 정리해놓은 '신화의 힘' 이 입문서로 훨씬 낫다. 캠벨의 세계를 제대로 알고 싶다면 (거칠고 무슨 말인지 종종 알 수 없는 번역문장과 오역을 감수하고라도)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을 보는 게 좋다. (국내 최대 규모 출판사인 민음사, 가장 유명한 번역자인 이윤기씨는 이 책의 오역과 비문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는데도 왜 모르쇠로 일관하는 걸까? 제대로 번역해 다시 펴낼 정도의 아량과 문화적 소양을 기대하는 게 무리일까?)
 
그래도 두터운 감각을 꿰뚫고 와서 꽂히는, 캠벨의 반짝반짝 빛나는 아포리즘은 이 책에서도 여전하다.
많은 아포리즘과 우화 중 사랑에 대한 지극히 아름답고 슬픈 우화, 그리고 캠벨이 자신 만의 감옥에 갇혀 살던 사람의 등짝을 후려친 이야기가 잊혀지지 않는다. 사랑에 대한 아래의 우화는 너무 슬퍼 심지어 어젯밤, 꿈까지 꾸었다.  
 
"하느님은 천사를 창조하고 나서 당신 이외에 아무에게도 경배하지 말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인간을 창조하고 나서, 천사들에게 당신의 가장 훌륭한 작품인 인간에게 절을 하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루시퍼는 거절했다. 우리는 그 이유가 그의 오만함 때문이라고 알고 있다.
하지만 이 사건에 대한 무슬림식 해석에 따르면 그 이유는 오히려 그가 하느님을 어찌나 깊고도 강렬히 사랑하고 사모했던지 차마 다른 어떤 것을 향해 절을 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결국 바로 그런 이유로 인해 그는 지옥에 떨어졌고, 사랑하는 대상으로부터 떨어져 그곳에 영원히 있도록 처분받은 것이었다.
......

페르시아 시인들은 이런 질문을 던진 바 있다. "(그 이후에) 사탄은 과연 무슨 힘으로 견딜 수 있었을까?"
그리고 이들이 발견한 답변은 이러한 것이었다.
"일찍이 '내 앞에서 사라져라!'하고 말했던 하느님의 목소리에 대한 추억으로 견딜 수 있었던 것이다."
한 때는 환희였으나 지금은 사랑의 고통이 된 그것이야말로 얼마나 절묘한 영적 고통의 이미지인가!

'내 앞에서 사라져라' 하는 목소리에 대한 추억으로 견딜 수 있었다니... 사랑했던 사람이 자신을 추방하는 저주의 목소리가 그를 살게 만든 힘이 되었다니....이보다 더 슬픈 사랑의 이야기를 난 떠올리지 못하겠다.

사탄이 처한 곳은 고통이 활활 타오르는 지옥불이지만, 자기 스스로 지은 감옥 안에 갇혀 그 너머를 보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꽤 괜찮게 사는 어떤 흑인 남자가 캠벨에게 흑인으로 사는 것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자 캠벨은 다음과 같은 말로 그의 등짝을 후려쳤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기에게 불리한 어떤 것을 갖고 있게 마련입니다. 어떤 사람은 매력이 없고, 그것때문에 자신이 불리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사람은 가톨릭 국가에서 개신교로 살아갑니다.어떤 사람은 개신교 국가에서 가톨릭 신자로 살아가죠. 당신이 오로지 흑인이라는 사실만 갖고서 당신의 삶에서 부정적인 것을 계속 들먹이며 비난한다면, 당신은 인간이 됨으로써 얻은 다른 특권들을 깡그리 부정하는 셈입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다만 흑인에 불과할 뿐입니다. 아직 인간은 되지 못한 셈이죠."

참 말씀 독하게 하신다....'흑인에 불과할 뿐, 아직 인간이 되지 못했다'니....
하지만 이 이야길 읽으며, 나도 사실은 스스로 설정한 감옥에 불과한 어떤 한계를 지금까지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해왔다는 걸 알아차리고 정신이 퍼뜩 들었다. 나 역시 "다만 OO에 불과할 뿐, 아직 인간이 되지는 못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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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nna

엄청 뒷북입니다. -.-; 새해 첫달의 3분의1이 지나가려는 마당에 '지난해' 베스트 놀이라니....
기래두 걍 흘러간 노래 다시 부르기로 맘 먹은 건 제 탓이 아니고 순전히 Inuit님 때문입니다. ^^;
몇달 방치해둔 RSS 리더기에 쌓인 글을 게걸스레 읽다가,
Inuit 2007: 올해 읽은 책 Best 5 에서 그만 제 이름을 봤지 뭡니까. 블로거 벗을 섭섭하게 할 수야 없지요. 털썩 무릎꿇고 Best 5 뒷북 선정에 들어갔습니다.^^
2006년에 올해의 책을 고를 땐, 그해 출판된 책들만 대상으로 했는데, 지난해엔 신,구간 상관없이 읽어서 오래 전에 출판된 책들도 들어있네요. 골라놓고 보니 블로그에 리뷰를 쓴 책은 한 권 밖에 없군요. 흠..이렇게 게을러서야...리뷰가 없는 책들은 인터넷 서점 책 소개 페이지를 링크시켜 놨습니다. 이거 리뷰로 대체할 날이 오긴 오려나 모르겠습니다... 기왕 따라하는 김에 Inuit님의 글 형식도 그대로 따라 할랍니다~.^^

나는 학생이다

Author: 왕멍 (王蒙)

Title: 我的人生哲學

I loved it for: 
온갖 풍파를 겪고도 자기자신을 잃지 않은 중국 노작가의 위엄에 감탄하면서 읽은 책입니다. 고난 앞에서 어떤 태도로 살아야 하는지를 이 책을 통해 배웠습니다. 이 책만 리뷰를 썼군요.^^;  위 제목에 링크 걸어두었습니다.

Recommend to:
인생 중간 점검 계획하시는 분
자신의 초라한 네트워킹, 소극적 성격때문에 한숨짓는 분

쉽고 진지한 인생론을,제대로 산 사람에게 듣고 싶으신 분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Author: 조지프 캠벨 (Joseph Campbell)

Title: The Hero with a Thousand Face

I loved it for:
몇 년에 걸쳐 야금야금 읽던 걸 지난해 겨우 마쳤습니다. 이 책의 도움으로 내 삶의 이야기는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나는 어디로 가는지 자문할 때마다 이 책을 떠올립니다. 문지방은 넘었는가? 마음 속의 이무기는 어찌 되었나? 네 삶의 조력자는 누구인가?.....
Recommend to:

왜 여러 나라의 옛날 이야기, 동화들이 비슷한지 궁금하신 분
신화, 정신분석에 관심 있는 분. 이 책이 버겁다면 몸풀기 용으로 같은 저자의 '신화의 힘'도 좋습니다.
내 삶의 이야기는 뭘까 고민하시는 분


바리데기

Author: 황석영
l loverd it for:
'살아간다는 건 시간을 기다리고 견디는 일'이라는 말이 체념어린 탄식이 아니라 질긴 생명의 언어임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읽으면서 이렇게 생생하게 이미지가 떠오르는 소설도 드물더군요. 무엇보다 참혹한 고통을 겪으신 어머니께 위로를 안겨준 소설이라서, 전 이 책이 고맙기까지 합니다.
Recommend to:
재밌게 읽고 부모님께 선물도 할 수 있는 소설 찾는 분
시각적 이미지가 생생하게 떠오르는, 선 굵은 이야기에 목마르신 분


침이 고인다

Author: 김애란

I loved it for:

책 날개에서 '1980년 출생'이라는 저자 프로필을 한동안 들여다 봤습니다. 그 어린(?!) 나이에 이런 시선으로 이런 표현을 할 수 있다니...감탄하고 살짝 질투도 났습니다. 힘들다고 칭얼대지 않고, 결핍을 훈장처럼 드러내지도 않는 담담한 어투로 쓸쓸한 오늘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Recommend to:

그야말로 '잘 쓴' 단편소설집 찾는 분
오늘의 20대가 궁금하신 분
작가의 전작 '달려라 아비'를 좋게 봤다면 강추!  이 책이 훨씬 더 좋습니다.


인간의 죽음

Author: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Elisabeth Ku"bler-Ross)

Title: On Death and Dying

I loved it for:

지난해 한 저자의 책을 모조리 다 읽는 전작독서를 계획한 저자 중 한 명입니다. 베스트셀러 '인생수업'으로 유명하지만, 퀴블러 로스를 대표할 단 한권의 저서를 꼽으라면 단연 이 책이지요. 죽음을 다뤘지만 결국은 삶에 대해 가르쳐 줍니다. 
Recommend to:

‘인생수업’에 감동받고 저자에 대해 더 알고 싶은 분

죽음을 상담자로 삼아 삶에 대해 알고 싶은 분
상실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조언을 얻고 싶으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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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nna

'빨간 고무공의 법칙'
미래도둑님이 블로그에서 극찬 하셨던 것처럼 인상적인 책이다. 난 '올해 최고의 책'으로까진 꼽지 못하겠지만 (^^;), 꽤 인상이 강렬했다.
부피는 얇지만, 던지는 질문의 중량이 만만치 않다. 그리고 나는 답을 제시하는 책보다 질문을 잘 던지는 책이 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그런 책이다.

30분이면 다 읽을  수 있는 책이라 내용 소개는 안하는 게 낫다. 무미건조한 내용소개가 사실 불필요한 책이기도 하다. 들고 읽어봐야 맛을 안다.

여기서는 '빨간 고무공의 법칙' 리뷰 대신 그 책의 맥락과 동일한 다른 이야기를 소개할까 한다.
좋은 자기계발서, 경영서들을 읽다보면 그 내용이 위대한 사상가들의 생각과 일맥상통하는 면을 발견할 때가 있다.
길을 제대로만 가면, 모든 철학, 종교, 예술, 살아가는 방법은 결국 한 곳으로 모이게 되는 것이 아닐까. inuit님이 블로그에서 소개한 마틴 루터 킹 주니어의 말처럼, 자신의 일에 혼신의 힘을 다하는 위대한 청소부의 경지는 위대한 예술가, 작가의 경지와 다르지 않다.

내가 경배하는, 틈날 때마다 책을 보고 또 보는 스승은 20세기 최고의 신화해설자인 조지프 캠벨이다. 캠벨이 한 저널리스트와 나눈 대담집인 '신화의 힘'에는 '빨간 고무공' 비스무리한 이야기가 나온다.
산스크리트어에서 '아난다(Ananda)'라는 말은 '천복(天福)' 혹은 '황홀'을 뜻하는 말이다. 이 말을 설명하면서 캠벨은 천복 (위의 책 어법대로 하면 '빨간 고무공') 을 좇아 사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러번 강조했다.

그는 행운의 바퀴를 예로 들었다. 바퀴에는 굴대도 있고 바퀴살도 있고 테도 있다. 테를 잡고 있으면 올라갈 때와 내려갈 때가 있다.
하지만 가운데 굴대를 잡고 있으면 늘 같은 자리, 즉 중심에 있을 수 있다. 이 굴대를 잡는 것이 바로 천복을 좇는 일이다.

어떻게 하면 그걸 잡을 수 있을까. 우리가 늘상 경험하는 조그만 직관에 의지하는 수밖에 없다.
눈빛이 달라지든 낯빛이 달라지든 흥미와 관심이 이상하게 자꾸 쏠리든...어쨌든 자기 자신밖에 알 도리가 없다. 그걸 잡으면 무엇이 어떻게 될지는 아는 사람도, 가르쳐줄 사람도 없다.

천복, 즉 빨간 고무공은 어렴풋이 알았다 쳐도, 도무지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하는지 모른다고? 캠벨이 그 답도 이렇게 일러두었다.

"천복을 좇는 순간순간마다 늘 보이지 않는 손이 나를 따라다닌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내게는 굳게 믿는 미신이 하나 있습니다. 천복을 좇으면, 나는 창세 때부터 거기에서 날 기다리던 길로 들어서게 됩니다. 내가 살아야 하는 삶은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삶입니다. 이걸 알고 있으면 어디에 가든지 자기 천복의 벌판에 사는 사람을 만납니다. 그러면 그 사람들이 문을 열어줍니다. 그래서 나는 자신있게 사람들에게 권합니다.
"천복을 좇되 두려워하지 말라. 당신이 어디로 가는지 모르고 있어도 문은 열릴 것이다."

빨간 고무공의 법칙  케빈 캐롤 지음, 김영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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