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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5/10 장영희,당신은 패배하지 않았습니다 (14)
2009/05/10 15:11

장영희,당신은 패배하지 않았습니다

장영희 서강대 교수(영문학)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57세.

어제 인터넷에 짤막하게 뜬 부고기사에서 활짝 웃는 그녀의 사진을 멍하니 바라보다 그만 울어버렸다.

소아마비와 세 번의 암 판정에도 그녀가 무너지지 않고 투병 중이라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제발, 이겨내기를…’하고 바랐는데….

신문 오피니언 면에 실리는 칼럼 중 내가 유일하게 끝까지 정독했던 칼럼은 그녀의 글뿐이었다.
  그녀의 글은 위선도, 위악도 없이 담백했다. 기꺼이 자기 자신을 놀림감으로 삼아 글을 쓰면서도 당당했다.
그녀의 수필집 ‘내 생애 단 한 번’을 읽을 때 새삼스럽게 유난히 죽음과 관련된 글이 많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놀란 적이 있다. 유언은 뭐가 좋을지, 천국은 어떤 곳일지, 아버지의 영혼은 어떻게 지내실지…. 죽음을 소재로 글을 쓰면서도 그녀는 늘 삶 쪽을 향해 있었다.


그녀의 칼럼과 책을 읽으면서, 유난히 자주 눈에 띈 터라 ‘저자가 이 말을 좋아하는 구나’ 하고 느꼈던 구절이 있다. 헤밍웨이 ‘노인과 바다’에 나오는 구절이다.


“인간은 파괴될지언정, 패배하지 않는다. (Man can be destroyed, but not defeated)”


그녀의 영전에 이 말을 바친다. 당신은 패배하지 않았노라고.... 고인의 명복을 빈다.


…이 글에서 고인은 자신이 곧 물에 잠길 운명인지도 모른 채 아름다운 희망의 노래만 부르는 눈먼 소녀의 이야기에 대해 한 학생이 “이런 허망한 희망은 너무나 비참하지 않나요?”라고 묻던 기억을 들려준다.

“그때 나는 대답했다. 아니, 비참하지 않다고. 밑져야 본전이라고. 희망의 노래를 부르든 안 부르든 어차피 물은 차오를 것이고, 그럴 바엔 노래를 부르는 게 낫다고. 갑자기 물때가 바뀌어 물이 빠질 수도 있고 소녀 머리 위로 지나가던 헬리콥터가 소녀를 구해줄 수도 있다고. 그리고 희망의 힘이 생명을 연장시킬 수 있듯이 분명 희망은 운명도 뒤바꿀 수 있을 만큼 위대한 힘이라고. 그 말은 어쩌면 그 학생보다는 나를 향해 한 말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난 여전히 그 위대한 힘을 믿고 누가 뭐래도 희망을 크게 말하며 새봄을 기다린다.”(235쪽)

- 10일 장영희 교수의 유고집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출간 소식을 알린 연합뉴스 기사 중 한 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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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장영희 교수님께 부치지 못한 감사의 편지.

    Tracked from 책과 함께하는 여행 2009/05/19 23:41 delete

    "희망은 세상에서 제일 멋진 축복이다. 희망을 갖지않는것은 어리석다....나는 그렇게 희망을 크게 떠들었다." 자신의 상황이 절망과 좌절속에 허우적거릴지라도 언제나 희망을 노래하던 한 사람, 아픔과 고통이 있어도 언제나 미소지으며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해 주었던 한 사람. 언제나 좋은 글로 희망을 전해 주었던 장영희 교수님이 지난 9일 돌아가셨습니다. 8년동안 싸워오던 암이라는 병마와의 싸움에 결국 지고 마셨습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도 사람..

  1. BlogIcon 당그니 2009/05/10 22:12 address edit & del reply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BlogIcon sanna 2009/05/10 23:29 address edit & del

      평소 글에 드러난 품성대로라면, 장교수님은 저세상에서도 즐겁게 지내실 거 같아요..

  2. BlogIcon 하늘상자 2009/05/10 22:44 address edit & del reply

    아..언제 돌아가셨죠?
    그분이 쓰신 책 군생활 중 참 감명깊게 읽었었는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BlogIcon sanna 2009/05/10 23:29 address edit & del

      토요일 낮에 떠나셨다고 해요...

  3. BlogIcon 격물치지 2009/05/10 23:03 address edit & del reply

    제가 20년 전에 서강대 영자신문사에게 일했는데... 그 때 장교수님이 지금 제 나이에 교정을 봐 주셨습니다.... 그 때는 잘 모르고... 최근에 그분의 책들을 보면서 감회가 새로왔는데... 안타깝습니다.

    장교수님 필시, 저승에서는 좀더 편한 몸을 얻으셨을 겁니다...

    • BlogIcon sanna 2009/05/10 23:30 address edit & del

      아,그런 인연이 있으셨군요.
      전 제가 조금만 더 부지런했더라면 장교수님을 만날 수 있었는데,
      그럴 기회를 놓친 게 두고두고 후회가 됩니다.

  4. lebeka58 2009/05/11 09:49 address edit & del reply

    장영희 교수님 ! 영원한 안식을 누리소서... 영원한 빛을 그에게 비추소서... 강인하고 아름다운 영혼을 가지신 분이었는데...이 아름다운 5월에 떠나시네요, '내 나이 세어 무엇하리 .나는 이미 5월 속에 있다'고 하신 금아 피천득 선생님을 생각하던 요즈음이었는데....피천득선생님을 돌아가시기몇 년전에 동네 산책로서두 번 뵈었을 때 선듯 인사드리지 못한 것이 너무 후회되요, 왜 그리 용기가없었을까하구요 ' 거리에 비가 내리듯 내 마음에도 비가 내리네요.. ..해마다 5월에 그리워할 분이 한 분 더 늘었네요,

    • BlogIcon sanna 2009/05/15 23:50 address edit & del

      아,그러시군요.
      저도 언젠가 장영희교수님 만나는 자리에 같이 가자고 누가 청했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못갔던 게 두고두고 후회가 됩니다..

  5. 2009/05/11 23:44 address edit & del reply

    여기서도 울었어요. 마지막 남겼다는 말이...내 생애 마지막에 내게 그런 시간이 주어진다면 나는 누구에게 "너의 누구여서 좋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생각해봤어요. 당신의 딸이어서, 당신의 엄마여서, 당신의 아내여서, 당신의 친구여서, 당신의 후배여서, 당신의 선배여서....마지막 순간에 그리 헛헛하지 않으려면 지금 알뜰살뜰히 살아야할텐데 어찌 일상사는 이리 버거운지...맨날 싸우고 미워하고 기분 상해있는데(심지어 딸하고도요 ^^). 참, 선배 책 내신 것 축하...한국 돌아가야 볼 수 있겠네요..

    • BlogIcon sanna 2009/05/12 12:42 address edit & del

      그러게 말이다. 나도 그 마지막 말 신문에서 보고 한참 울었다....
      근데 나는 슉의 선배여서 참 좋았어. ^^

  6. BlogIcon Adios 2009/05/19 23:44 address edit & del reply

    책속에... 훗날 사람들이 나를 기억해 줄까?라는 문구가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교수님을 그리워하고 고마워 할 것입니다.. ^^ 이제는 아픔대신 행복한 웃음으로 아버지의 곁에서 즐거운 시간 가지고 계실거라 믿습니다.

    • BlogIcon sanna 2009/05/20 23:51 address edit & del

      네...저도 그러실 거라고 믿습니다.

  7. lebeka58 2009/05/23 19:47 address edit & del reply

    오늘 장영희 교수님의 삶이 다시금 떠오르는군요, 부조리한 삶도 너른 가슴으로 당당히 안으셨던
    , 그 씩씩하심과 삶에의 열정! 더욱 더 당신이 커보이시고, 그립습니다!

    • BlogIcon sanna 2009/05/26 13:33 address edit & del

      그러게말입니다. 저도 일요일 집에 달려가자마자 장영희 교수의 책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을 서둘러 읽었답니다. 그냥 그래야 할 것같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