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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6.24 왜 사랑인줄 몰랐을까
  2. 2006.06.24 살아있는 모든 것의 유혹
유혹, 남자 아니라 여자가?… 왜 사랑인 줄 몰랐을까


한 심리학자가 남자들에게 여자들의 슬라이드 사진을 보여주고 매력을 평가하게 하는 실험을 했다. 남자들 가슴엔 마이크를 달아 스피커에 연결한 상태였다. 남자들에겐 자기 자신의 심장박동을 듣게 된다고 말해 주었다. 하지만 사실은 이미 녹음된 테이프였다.

특정 슬라이드를 볼 때 테이프 속의 박동소리가 갑자기 빨라지게 했다. 실험 결과 남자들은 자신의 심장을 미친 듯이 뛰게 만들었다고 생각한 여자에게 압도적인 차로 최고의 점수를 줬다.(자기 심장이 뛴 게 아닌데도!)

실험 결과는 우리에게 이렇게 말해 주는 듯하다. ‘사랑에 빠졌기 때문에 가슴이 두근거리는 게 아니라 가슴이 두근거리기 때문에 사랑에 빠진다.’

독일 막스플랑크 인간행동학 연구소는 바에서 유혹적 포즈를 취하고 있는 여배우를 촬영한 필름을 남자들에게 보여 주고 여배우가 자신을 유혹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 단추를 누르도록 했다. 실험 결과 여배우가 한 번 쳐다본 것(그림 1)만으로도 남자들의 8%가 단추를 눌렀다. 두 번째 쳐다보자 또 다른 11%가 단추를 눌렀다. 어떤 남자들은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이는 것(그림 2) 같은 미세한 유혹 신호에도 반응했다. 사진 제공 이레

사랑에 대한 문학적 서술 대신 과학적 배경과 이유를 알고 싶었던 33세의 독일 저널리스트는 사랑에 빠지는 과정과 유혹, 사랑의 지속 비결 등에 대한 온갖 실험 결과들을 모아 이 책을 썼다.

책에는 통념을 뒤엎는 흥미로운 실험 결과가 많다. 흔히 유혹은 ‘상대의 관심을 끄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미국 심리학자의 연구에 따르면 유혹은 ‘상대에게 관심을 갖는 것’이다. 바에서 남녀의 유혹 과정을 관찰한 결과 남자는 여자가 시선, 미소, 고개 기울이기, 헤어 플립(hair flip·손으로 머리를 쓸면서 고개를 뒤로 젖히는 동작) 등의 유혹 신호를 보낸 경우에만 여자에게 접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을 쳐다보지 않은 여자에게 남자가 다가간 경우는 한번도 없었다.

남자는 자신이 유혹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유혹의 과정을 리드하는 쪽은 여자였던 것이다.

마주앉아서도 무의식적으로 계속 유혹 신호를 보내는 여자들은 단 한 가지 조건에서만 신호의 발신을 끊는다. 상대 남성이 말을 너무 많이 할 때다.

남자가 자신의 자아에 감동해 자기 이야기만 늘어놓을 때 여자는 대체로 유혹을 중단한다. 그러나 실험 결과 남자들은 어떤 여자를 좋아할수록 더 자주 ‘나’라는 1인칭 주어를 쓰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불행한 불일치라니….

외모의 중요도, 열정과 질투의 이유, 커플의 싸움 등에 대한 심리학, 진화생물학의 연구를 종횡무진 보여주던 저자는 마지막으로 커플의 사랑을 지속시키는 비결에 도달한다. 행복한 커플은 서로 깊은 속내를 다 털어놓는 흉금 없는 사이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미국 심리학자 존 고트먼은 커플의 일상을 촬영한 비디오를 분석한 결과 행복한 커플에게 대화의 깊이나 의견일치 여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되레 중요한 것은 사소한 일상에서 미소 지으면 같이 미소 짓고 말을 하며 응답을 해주는 ‘긍정적 반응’이다. 파트너가 한 말을 단순히 되풀이하기만 해도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한 사람이 뭔가를 알릴 때 파트너가 거기에 참여하며 각자가 자신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장기적으로는 여러 면에서 서로 닮은 커플이 오래 지속된다. 그렇다고 해서 사랑은 거저 유지되는 것이 아니다. 저자는 ‘애무를 위한 시간을 내고 건설적으로 싸우는 법을 배우며 일상의 사소한 순간에조차 파트너에게 주의를 기울이고 함께 흥분되는 일을 하는 것’이 사랑의 지속에 중요하다고 제안한다.

그러나 결국 최후에 필요한 것은 과학이 아닐 것이다. 관찰 가능한 과학 연구를 모아놓은 이 책은 다만 ‘사랑의 사용 설명서’일 뿐이다. 어떻게 사용할지는 당신에게 달려 있다.

 왜 사랑인 줄 몰랐을까  바스 카스트 지음, 조경수 옮김
사랑에 관한 남녀간의 심리를 실험으로 탐구한 책. 만남과 사랑과 이별을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닌 '과학적으로 설명 가능한' 것으로 바라보고, 수많은 저명한 심리학자들이 실험을 통해 발견한 사랑의 비밀을 들려준다. 아름다운 사람에게 반하는 이유, 서로 다르거나 닮은 사람들이 서로에게 반하는 이유, 불화를 만드는 질투의 문제, 커플을 헤어지게 만드는 싸움의 패턴 등을 실례를 들어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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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nna
TAG 사랑, 유혹,
살아있는 모든 것의 유혹


식물은 다채로운 꽃잎의 화관, 암술 위에 올라앉은 씨방, 화분을 담은 수술 등 유혹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춘 경이로운 생물체다.
클로드 귀댕 지음·최연순 옮김/휘슬러

세포는 이리저리 헤엄을 치다가 다른 세포의 편모에 스친다. 동성일 경우에는 “미안, 착각을 했어요”라고 말하고는 각자의 길을 가지만 이성을 만나면 그때는 완전히 얘기가 달라진다. 서로 더듬으며 애무를 시작하는 것이다. 서로의 편모로 감싸며 핵끼리 접촉할 수 있도록 점점 가까이 다가간다. 그리고….

태초에 유혹이 있었다. 모든 생명체의 진화 과정에서 두드러지는 특징은 바로 그들이 서로를 유혹한다는 사실이다.

이 책은 유혹을 필터로 삼아 진화의 역사를 바라본다. 이토록 낭만적이고 에로틱하게 생명체의 진화사를 보여 주는 책도 드물 것이다. 프랑스의 식물학자이자 시인인 저자는 이해하기 쉽도록 적절한 의인화를 가미해 놀라운 유혹의 세계로 독자를 초대한다.

생명체가 최초로 발견한 유혹의 기술은 색이었다. 40억 년 전 지구의 표면에 떠 있던 원자들이 합성하는 단계에서 기적적으로 생명체의 근원이자 색깔의 아버지인 엽록소가 탄생했다. 세포는 분자의 합성 사슬 모양을 수정해가며 색에 이어 냄새를 만들고 페로몬이나 동식물성 호르몬의 근저가 되는 스테롤과 카로티노이드가 생성된다.

저자는 6500만 년 전 공룡의 멸종도 유혹의 관점에서 설명한다. 운석 충돌로 태양빛을 받지 못한 식물들이 카로티노이드 색소를 만들지 못해 멸종했고 제대로 먹지 못한 공룡은 몸의 색깔을 잃어갔다. 색깔을 잃는다는 것은 유혹 능력의 상실, 즉 알을 낳거나 자식을 생산해낼 수 없다는 뜻이다. 바로 이 점이 공룡의 멸종을 재촉했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달팽이들은 서로를 유혹할 때 엄청난 양의 점액을 분비해 더없이 부드러운 애무를 즐긴다.

식물 곤충 어류 조류 포유류로 거슬러 올라가면 유혹의 기술은 무궁무진해진다.

프랑스 토종 난초인 오프리스 아피페라는 페로몬을 뿜어내며 암벌의 엉덩이 모양을 빼닮은 꽃부리로 수벌을 꼬드긴다.

이는 머리카락에 수직으로 붙어 배를 밀착시킨 채 오랫동안 사랑을 나누며 심한 경우 수컷이 탈진해 죽기까지 한다.

그뿐인가. 농어는 오럴섹스를 발명해냈고 버지니아의 암컷 거북은 ‘1분에 여섯 번’이나 눈을 깜박여 수컷에게 관심을 표시한다. 포유류에 이르면 꼭 수태를 위해서가 아니라 단순히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 성행위를 하고 상대를 유혹한다.

인간은 유혹의 초절정 고수지만 사실 곤충이나 어류 파충류 조류 등이 자랑하는 그 어떤 장식도 갖지 못한 불쌍한 존재다. 미용술과 문신 등으로 자연을 모방해 복잡한 유혹의 기술을 만들어낼 뿐이다.

한 가지 의문. 생명체는 왜 하필 성을 택해 서로를 끊임없이 유혹하는 이 피곤한 행위를 하게 됐을까?

사실 생명체는 단위생식만으로도 충분히 재생산을 할 수 있으며 효율성만 따지면 단위생식이 한 수 위다. 그럼에도 생명체의 95%는 양성생식을 선택한다. 도대체 왜?

성이 복제를 대신했던 이유는 다양성 때문이다. 성적 결합을 통해 서로의 유전자가 섞여 다양한 형질이 발생하면서 종은 환경의 변화에 더 잘 적응할 수 있었다. 저자는 ‘무분별한 복제에 대한 자연의 통제가 없었더라면, 푸른 별 지구는 자칫 누렇고 거대한 고름덩어리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책의 어느 한구석에서도 저자는 ‘생태계와 자연의 아름다움’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다. 대신 관능적인 유혹의 사례들을 통해, 더디더라도 다양성을 인정하며 특유의 너그러움과 인내심으로 진화의 과정을 지켜본 자연 덕택에 오늘날의 아름다운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는 것을 속삭이듯 들려준다.

 살아있는 모든 것의 유혹  클로드 귀댕 지음, 최연순 옮김
인간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했던 성적 유혹이 동식물에게도 있다는 사실을 통해 생명탄생과 진화의 비밀을 풀어본다. 진화에 반하는 요소로 받아들여지기 쉬운 '유혹'이 관여함으로써 지금의 지구 생태계가 존재함을 보여주고, 과학과 인문학적 지식을 결합하여 인간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동식물의 유혹을 적절한 의인화를 통하여 인간의 입장에서 이해할 수 있게 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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