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개발NGO에서 일하기'에 해당되는 글 17건

  1. 2013.09.28 어떤 성명서
  2. 2013.09.13 북콘서트에 초청합니다
  3. 2013.07.25 모든 문제엔 저마다의 고유한 해답이 (8)
  4. 2013.05.31 사회자 잡생각 (8)
  5. 2013.03.13 시리아 내전 2년...이제 그만하라고 소리칩시다 (12)
  6. 2013.02.21 "사랑의 매"란 없다 (2)
  7. 2013.01.03 12월의 레바논 (8)
  8. 2012.10.02 무지개 (6)
  9. 2012.09.26 시리아의 아동인권유린 (6)
  10. 2012.06.07 니라에게 배우다 (4)

기록 삼아 블로그에 남겨 놓는다.

추석 연휴 전날, 아래 붙인 성명서를 썼다.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널리 퍼졌고 칭찬과 격려를 많이 들었다. 내가 직접 듣진 못했으나 비아냥도 물론 있었을 거다. 

'입장'을 알리려 쓴 성명서지만, 쓰기로 결심한 때부터 줄곧 이 글이 거론될 때마다 솔직히 마음이 편치 않았다. 왜 그런지 가까운 사람들은 다 알 것이고......여기엔 이 정도만 적어둔다.

성명을 발표하자고 제안했을 때 꺼릴지도 모른다는 내 예상과 달리, 단체 운영위원들은 우리의 유,불리를 전혀 따지지 않고 오직 사안하나만 바라보며 흔쾌하고 신속하게 결정해주었다. 우리와 같은 일을 하는 단체들은 많지만, 이런 사안과 관련하여 우리와 같은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단체는 흔치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번 건처럼 눈에 띄진 않았지만 이해관계가 상충되거나 입장이 불리해질까봐 다른 단체들은 꺼리거나 피하는 결정을 과감하게 내린 적이 이전에도 몇 번 있었다. 기존의 어떤 영토에도 속하지 않고, 집단에 대한 고정 관념 없이, 상식에 근거해 개별 사안을 합리적으로 판단할 줄 아는 사람들이 귀하고 고맙다. 어디에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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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동 인권을 침해하는 보도에 대해 언론에 드리는 글

검찰총장의 혼외아들논란을 둘러싼 언론보도에 대한 세이브더칠드런의 입장

 

 

안녕하십니까.

세이브더칠드런은 세계 120여개 국가에서 아동의 권리 실현을 위해 일하는 비영리단체입니다.

 

최근 검찰총장의 혼외아들논란을 둘러싸고 일부 언론의 보도가 도를 넘어서 아동 인권 유린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아동의 권리 실현을 위해 일하는 단체로서 사안의 진위와 상관없이 아동의 인권과 존엄성이 심각하게 침해되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금치 못하며, 이에 대한 입장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얼마 전부터 한 신문이 검찰총장의 혼외아들로 지목한 아이의 개인정보를 유출하고 친구들에게까지 출생의 비밀을 묻는 인권침해 기사를 잇따라 게재하더니 인터넷 미디어를 통해 사진이 무단으로 유포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급기야 17일 또 한 신문에는 아버지 전상서라는 제목을 단 자사 논설위원의 칼럼이 실렸습니다.

 

우리는 아이에 대한 언론의 인권 침해가 도를 넘어 이제 이 같은 조롱으로까지 치달은 데 대해 참담함을 금할 수 없습니다.

 

우리 사회는 인권 침해를 스스로 방어하기에 무력한 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공적 약속을 이미 갖고 있습니다. 한국정부가 일찌감치 비준한 유엔아동권리협약은 16조에서 어떠한 아동도 사생활과 가족에 대해 자의적, 위법적 간섭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규정했으며, 현행 아동복지법도 17조에서 아동의 정신적 발달에 해를 끼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일련의 보도는 이와 같은 사회적 합의가 얼마나 헌신짝처럼 버려지고 있는지, 우리 사회가 아동의 사생활이나 인격, 존엄성에 대해 갖고 있는 인식이 얼마나 낮은지를 다시 한번 드러내 보여줍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공직자의 윤리, 국민의 알 권리, 표현의 자유 등의 가치가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그것이 공인도 아니며 성인도 아닌 한 아이의 사생활 정보를 낱낱이 파헤쳐 공개할 근거는 절대로 될 수 없다고 확신합니다.

 

아무리 창작물이라는 설명을 붙였을지언정 해당 아이가 현실에 존재하는 이상 본인의 사생활과 가족, 심지어 본인 이외에는 그 누구도 알 수도, 간섭할 수도 없는 감정과 생각을 추측하여 공적 여론의 장에 내어놓는 것은 아이에 대한 심각한 모욕이자 폭력입니다.

 

우리는 더 이상 알 권리표현의 자유’ ‘진실 규명이라는 미명 하에 누구보다도 존중 받고 보호받아야 할 아동의 권리가 침해 당하는 폭력적인 보도가 나오지 않도록 언론의 각성과 자제를 촉구합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지금까지와 같은 언론의 아동 인권 유린 보도가 지속될 경우 제도가 허용하는 모든 수단을 통하여 문제를 제기하고 이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2013 9 17

세이브더칠드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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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nna

제가 쓰거나 번역한 책으로도 해본 적이 없던, 팔자에 없는 북콘서트를 하게 됐습니다……

인도 뭄바이 슬럼가 아이들의 삶에 대한 르포르타쥬인 안나와디의 아이들이란 책인데요.

함께 일하는 후배가 판 벌여놓고 등 떠밀어 벌어지게 된 일입니다. ^^;

북콘서트 참가 신청은 여기  (참고: 인터넷교보문고는 추첨으로 적립금 지급하는 행사도 함께 합니다)

 

도시, 가난, 아이들에 대한 네 가지 시선이란 부제가 붙은 북콘서트입니다. 이 주제에 대해 내가 뭘 안다고 북콘서트에 나가는가 다소 망설였으나…… 제가 일하는 단체가 그와 관련한 활동을 현장에서 하고 있기도 하고, 책을 먼저 읽은 독자로서 이야기하고 싶은 흥미로운 대목들도 있고, 무엇보다 사당동 더하기 25’를 쓴 조은 교수님을 직접 뵙는단 흑심을 이기지 못해 (물론 가장 크게는 일 꾸민 후배가 등 떠미는 바람에...) 무대에 오릅니다.

 

안나와디의 아이들을 미리 읽고 참가하면 훨씬 흥미로울 행사입니다. 참여관찰적 글쓰기의 방법, 논픽션과 문학의 경계, 빈곤의 문화, 세계화와 빈곤 등 흥미로운 주제가 빼곡히 담긴 책이거든요.

혹시 산체스의 아이들사당동 더하기 25’를 다 읽은 분이 계시다면 안나와디의 아이들’까지 읽고 북콘서트에 오셔서 대화에 참여해주심 넘넘 좋을 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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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nna

(최근 읽은 책 "가난한 사람이 더 합리적이다" (저자 아버지트 배너지 외)의 핵심 내용을 이해한대로 정리한 글. 내 일과 관련하여 참고용으로 정리한 것이라 책의 중심 주제와 동떨어질 수 있음. 예컨대 책에서는 마이크로 파이낸싱에 긴 분량을 할애했지만 내 일과 그닥 연관이 없어서 정리 글에선 제외. 파란 색 표시는 책에 있는 내용 그대로를 옮긴 대목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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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흔히 감당해야 할 문제가 거대할수록 압박감을 느끼고 금새 좌절한다. 헤봤자 소용이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내가 구호개발NGO에서 종종 느끼는 무력감도 그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루는 주제의 내용이 땅에 발을 딛지 못하고 허공에 붕붕 떠다니는 이야기일 경우가 종종 있다. 

아쉽게도 전문가들의 논의도 이런 형국을 벗어나지 못한다. 거의 모든 사회적 논의들이 그렇듯 좌파와 우파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선다. 몇 개의 예를 표로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다.

 

<: 원조를 둘러싼 입장의 차이>

 

 이슈

<좌파>

원조 낙관론자 (제프리 삭스, 유엔, 세계기구, 개발NGO)

<우파>

원조 무용론자 (윌리엄 이스털리, 담비사 모요, 미국 자유기업협회)

원조의 유용성

가난한 나라가 빈곤의 덫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국제적 지원을 해야 한다.

빈곤의 덫은 존재하지 않으며 원조는 독자적 해결책 마련을 가로막는다.

물품 무상지급 (말라리아 모기장 등)

무상 지급 지지. 말라리아는 전염성이 있어 한 마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모기장을 치고 자면 그렇지 않은 사람이 말라리아 걸릴 확률이 크게 줄어든다.

무상 지급 반대. 사람들이 제대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무상에 길들여지면 앞으로 다른 필수품에서도 보조금 혜택을 바라게 될 것이다.

물품/현금 무상지급을 통해 가난한 사람이 자신에게 유익한 행동을 하도록 유인해야 한다.

선택의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 가난한 사람이 일을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면 어떤 유인책을 제공해도 소용이 없다

 

각 입장은 평행선을 달리며 어느 쪽이 옳은지는... 보기 나름이다. 각 입장마다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갖다 붙일 수 있는 사례는 세상에 널렸다. 모기장이 말라리아 퇴치에 도움이 된 사례도 있는 반면 무상 지급한 모기장이 면사포로 쓰였단 사례도 있다. 또한 하나의 사례도 양쪽 모두의 입장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예컨대 르완다는 대량학살 후 몇 년에 걸쳐 대규모 원조를 받고 경제가 성장하자 원조 의존을 줄였는데, 이는 원조의 성과일까, 아니면 자유시장의 성과일까? 둘 다로 해석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논의의 거대함 자체가 적어도 내게는 국제개발이라는 주제에 쉽게 다가가지 못하게 하는 걸림돌이다


그러나 저자들은 거대한 질문의 답을 찾지 못하는 이유는 질문을 거대하게 하기 때문, 다시 말해 질문 자체가 틀렸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저자들의 입장은 가난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찾으려면 '빈곤 탈출'이라는 거대한 질문에서 시작하지 말고, 가난한 사람의 일상과 그들이 삶의 문제에 대처하는 방법에 대한 탐구에서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외원조가 옳으냐 그르냐 하는 일반적 논의 대신 "모든 문제에는 저마다 고유한 해답이 있다"는 입장을 취하는 게 좋다는 것이다. 저자들의 이 말이 마음에 들었다. '저마다의 고유한 해답 찾기.' 


예를 들어보자. 가난한 사람들은 왜 예방접종을 해줘도 받지 않을까? 잠비아의 일반 가정이 식용유 구입에 쓰는 평균 비용은 1.1달러. 반면 물 정화를 위한 염소 소독제는 10센트에 불과한데도 이들은 사지 않는다. 왜 그럴까? 가난한 사람은 건강에 별 관심이 없어서?

저자들의 분석결과 그렇지 않다. 가난한 사람들은 되레 건강관리에 돈을 많이 쓴다. 문제는 그릇된 확신을 갖고, 비용이 적게 드는 예방보다 많이 드는 치료에 쓰는 것이다. 이조차 가난한 사람들의 문제는 아니다. 예컨대 마을에 무료 진료소가 있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알고 보면 돌팔이이고 치료비가 비싸며 약을 남용하는 사설 개업의를 찾아간다. ? 보건소에 가면 있어야 할 의료진이 늘 없기 때문이다. 보건소는 왜 그럴까? 의료진이 결근해도 급여를 받기 때문이다. , 사람들이 보건소에 가지 않는 이유는 보건소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면 제대로 된 의료진이 있어서 예방접종을 받을 기회가 있어도 잘 받지 않는 이유는 뭘까? 여기엔 건강에 대한 잘못된 신념이 큰 영향을 끼치는데 이는 저개발국 가난한 사람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미국과 영국에서도 홍역 예방접종이 자폐증을 유발한다고 거절하는 사람들이 많다. 또한 예방접종을 받지 않는다고 전부 홍역에 걸리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예방의 필요를 자기 경험을 통해 스스로 깨닫기 어렵다는 측면도 있다.

사소한 손실을 뒤로 미루는 심리적 경향도 한 몫을 한다. 예방접종의 효과는 미래의 일이고 당장은 예방접종을 받으러 가는 것은 (시간의) 손실이다. 미래를 위해 모기장을 사는 것보다 당장 고등어튀김을 사는 게 더 중요하다. 가난한 사람들은 기회의 실현과 생활의 근본적 변화 가능성을 의심하기 때문에 눈앞의 상황에 집중하고 당장 눈앞의 필요에 의해 돈을 쓰려는 경향이 있다. 잔치에 돈을 많이 쓰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집집마다 TV가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가난의 나쁜 점인 생활의 지루함을 덜어내기 위해서라도 TV는 무엇보다 중요한 생활 필수품이다.

 

정보 부족과 박약한 신념, 자꾸만 뒤로 미루는 버릇은 가난한 사람뿐 아니라 모두가 겪는 문제인데 사람들은 흔히 가난한 사람들만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는 심각한 착각이다. 가난하지 않은 사람들은 자제력과 결단력에 의지할 필요가 없다. 수돗물이 저절로 나오고 공중보건 시스템이 잘 되어 있기 때문에 매번 스스로 결심해서 선택할 필요가없다. 그러나 가난한 사람은 늘 자신의 자제력과 결단력에 의존해야 한다. 자연스러운 상황을 만들어 행동을 유도하는 넛지 (nudge) 효과가 선진국의 부유한 사람들을 둘러싸고 있지만 가난한 사람들에겐 그런 넛지 효과가 없다. 


저자들은 가난한 사람에게 물품이나 현금을 무상지급하는 것이 그들을 더 게으르고 의존적으로 만드는 온정주의라는 비난에 단호히 반대한다. 저자들이 보기에 "부자 나라의 부유한 사람들이야말로 시스템 속에 완전히 녹아있어 거의 알아차릴 수 없는 온정주의의 수혜자들"이다. 우리가 개인적 선택권을 행사해 누릴 수 있는 혜택보다 더 많은 해결책을 누리는 것은 모두 온정주의 정책 덕분이다. 우리가 예방 접종, 상하수도 시설에 신경 써야 하는 부담에서 벗어나 다른 영역에 집중할 정신적 여유를 누리는 것 또한 온정주의 덕분이다. 이걸 저개발국에서도 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없다.

 

사회를 바꾸는 일이 전면적 개혁 없이 가능할까? 저자들은 가능하다고 말한다. '아래로부터의 관점', 즉 낮은 곳에서 바라보는 시선으로 문제를 본다면 전면적 개혁 없이도 변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될 거라고 말한다. 만병통치약은 없지만 다음과 같은 것들은 가능하다.


1.     가난한 사람의 정보 부족을 해결하면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 사람들이 미처 모르고 있던 것을 알려주거나 간단하고 흥미를 유발하는 방식으로 신뢰할 수 있는 정보원을 통해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전통규범을 바꾸려면 TV드라마 등을 활용하여 새로운 가치를 전파하는 방식도 효율적이다. 

2.     가난한 사람은 사소한 부분도 혼자 감당해야 하는 것이 너무 많고 자신에게 불리한 결정을 자주 한다. 따라서 디폴트 옵션을 만들고 주의를 환기시키는 넛지를 이용해 쉽게 올바른 결정을 내리게 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문제의 해결이 가능하다. 철분과 요오드가 강화된 소금을 누구나 사도록 저렴하게 공급하는 것도 하나의 예다.

3.     일부 시장은 가난한 사람을 외면하거나 터무니없는 가격을 부과한다. 대안적 시장을 창출하거나 정부가 개입해 시장을 지원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상품 및 서비스를 무상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상 제공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대부분 기우에 불과하다

4.     가난한 나라는 가난해서 혹은 불행한 역사 때문에 실패하리라 단언할 수 없다. 실패는 대개 권력자의 음모보다 세부적 정책 설계 과정의 실수와 이데올로기, 무지, 타성에서 비롯된다. 기존의 사회 구조를 바꾸지 않고도 정부 운영방식과 정책을 개선할 여지가 있다. 마을 주민총회를 통해 주민 참여를 늘리고 정부 공무원을 감시하고 공공서비스 제공자에게 서비스 내용을 명확히 인식시키고 무거운 의무로 부과하기 등을 들 수 있다.

5.     자신이 어떤 일을 할 수 있고 없다는 예상은 자기충족적 예언으로 흔히 전환된다. 노점상이 빚을 갚아도 또 빚지게 된다고 생각하면 빚 갚으려 애쓰지 않듯. 이를 바꿔야 한다. 마을에서 여성지도자가 활동하는 모습을 본 주민은 자기 딸도 여성정치인이 되기를 바랄 수 있다어느 하나의 상황이 개선되면 그 사실 자체가 신념과 행동에 영향을 끼친다. 이 같은 선순환에 발동을 걸기 위해 필요한 경우 물품이나 현금을 무료로 나눠주는 일을 꺼릴 이유가 없다.

 

저자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이들을 한 마디로 표현하라면 "구체적인 낙관주의자들" 이란 생각이 들었다.

몇 가지 단순한 원칙으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려 하지 않고 낮은 곳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가난한 사람들의 선택 논리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그것에 영향을 끼칠 아주 작은 답을 찾기. 그리고 그와 같은 답을 축적해감으로써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믿기. 닮고 싶은 태도이다. 다음은 구체적 낙관주의자들인 저자들이 이 책에 쓴 마지막 문장.

"우리에게는 가난의 뿌리를 근절할 스위치가 없다. 우리가 기댈 것은 시간뿐이다. 당장 해결할 수 있을 것처럼 허세를 부리지 말고 좋은 의도를 가진 전 세계 수백만 명과 함께 크고 작은 아이디어를 무궁무진 개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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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nna

1년 전쯤 시작한 프로젝트의 결과를 발표하는 심포지엄, 콘퍼런스를 오늘까지 이번 주에 두 개나 해치웠다. 낮에 시간 많은 거 내가 뻔히 아는 몇몇 친구들에게 오라고 했더니 두 개 다 재미없어 보인다며 무시했지만(주최측이 아니라면 나도 그랬겠지만...무정한 친구들 같으니라고), 내 나름대론 애써 준비했고, 둘 다 내가 사회를 본 행사들이라서 치르고 나니 몸과 맘이 고단하다. 기록 삼아 두 행사 중 하나는 이거. 또 하나는 이거.

 

발표, 강연자보다 사회자는 쉽다. 시간 관리를 하면서 행사의 전체 흐름을 다듬는 일이 은근 재미있기도 하다. 하지만 사회를 볼 때 질의응답 시간이 되면 '은근 재미'와 무관하게 바짝 긴장하게 된다. 우회하지 않고 정곡을 찌르는 날카로운 질문을 기대하는 한편 답하기 곤란한 질문이 나올지도 모른단 불안감 때문에,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자주 유체이탈하는 내 정신도 이때만큼은 꼼짝마라 상태가 된다. 하지만 사회자 입장에선 곤란해지더라도 질문이 많은 게 좋다. 질문 없는 질의응답시간에 사회자가 얼마나 난감한지 해본 사람은 안다.

 

이번 주에 두 번의 행사를 진행할 때에는, 알고 싶고 궁금해서 하는 질문과 자기 존재를 (그 대상이 누구든) 입증하기 위해 하는 질문의 차이가 두드러지게 눈에 띄었다. 후자의 경우 누구에게 보이기 위해서라기보다 자기가 옳다고 믿는 생각을 스스로에게 한 번 더 확인하려고 하는 욕구가 더 강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런 질문은 상대에게 과하게 공격적인 경향이 있다. , 약간의 공격성은 토론에 긴장감도 주므로 나쁘진 않다.

 

다만 몇 개의 질문을 들으며, 미국의 진보적 활동가 사울 알린스키에 대해 언젠가 트위터에서 읽은 구절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알린스키는 좌파 활동가들을 교육할 때 말의 공격성, 상대에게 모욕을 주는 것으로 자신의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하는 태도를 경고한 적이 있다. 어릴 때의 나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신랄하고 단정적이며 상대를 후벼 파는 어투를 골라 써야 나의 선명성 또는 신념과 의견의 우월함이 입증되기라도 하는 양 생각하고 말했던 치기. 지금도 그런 못된 버릇이 다 사라지진 않아서 누구와 의견 차이가 심해질 때면 과도하게 공격적으로 상대를 몰아세우다가 아차, 싶을 때가 있다.

 

사실 개인이든 단체든 자기주장이 제일 쉽다. 뱉어버리면 그만이니까. 정말 어려운 건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그의 언어로 말하며 생각을 바꿔나가는 것일 텐데... 싫은 사람을 만나거나 이견이 심해지면 표정에서부터 다 드러나는 나한테는 쉽지 않은 일이다. 아무래도 소통 형 인간은 아닌 듯하니 지나치게 면전에서 '돌직구'를 날리는 버릇이라도 좀 조심해야 할 텐데 말이다. 와인 홀짝거리는 와중에 삼천포로 흘러가버린 사회자 잡생각은 여기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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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nna

 

 

블로그에 오신 분들께.

위의 그림은 2년째 내전 중인 시리아를 탈출해 난민촌에서 생활하는 아이가 그린 그림입니다.

총격을 당하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장면에 대한 아이들의 이 묘사는 상상하거나 과장한 게 아니라 그들이 실제로 겪은 현실입니다.

 

15일은 시리아 내전이 발발한지 만 2년이 되는 날이예요. 그 날을 앞두고 제가 일하는 세이브더칠드런은 오늘 '포화 속의 아이들'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그 내용을 소개하는 보도자료를 아래 붙였습니다.

 

평소의 독백체와 달리 여기 오신 분들께 말을 거는 포스트를 올리는 이유는 여러분이 아주 소소한 행동 하나라도 같이 해주셨으면 하는 마음 때문이예요.

세이브더칠드런은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한 안보리 이사국이 시리아 전쟁 중단과 제재를 만장일치로 결의해달라는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어요. 아래 보도자료를 읽어보시고, 취지에 공감하면 온라인 서명에 참여해주시기를 간곡히 청합니다. (서명페이지 바로가기)

(** 참고: 위에 링크한 페이지 오른쪽 위편 녹색 버튼을 누르면 서명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서명한 사람 숫자를 보고 좀 적다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요. 이 페이지는 국가별 서명페이지를 만들지 않은 회원국들을 위해 개설한 것이고요. 영국, 미국 등 국가별 별도 서명페이지를 개설한 나라에 접수된 서명까지 포함하면 현재까지 (8일 집계) 1만2,170명이 참여했다고 하네요. 지금(13일)쯤은 아마 2만 명은 훌쩍 넘겼을 겁니다 **) 

서명 같은 거 해봤자 뭔 소용이냐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소용이 있습니다. 지난 해 가을에도 세이브더칠드런은 시리아 아동 인권유린을 규탄하는 서명을 진행했고 전 세계에서 6만 명 넘는 서명을 모아 지난 해 11월 유엔에 전달했어요. (서명 결과 전달 소식 보러가기). 그 뒤 무력분쟁 상황에서 아동에 대한 폭력을 조사, 보고하는 유엔의 MRM (Monitoring and Reporting Mechanism)절차가 발동됐습니다. 여전히 무력하고 더딘 대응이지만, 그래도 가만히 있으면 그마저도 진행되지 않을 거예요.  

 

14일 세이브더칠드런은 20개국에서 릴레이로 시리아 전쟁 중단을 촉구하는 촛불 밝히기 행사를 엽니다. 서울에선 14일 저녁 7시 청계광장에서 진행할 예정예요. 전 거기에 있을테니, 혹시 그 시간에 청계광장 근처를 지나치시거든 잠깐 들러서 아는 체 해주셔요 ^^

 

세이브더칠드런은 국내에서 시리아 내전과 관련한 긴급구호 기금을 모금하고 시리아 내전의 참상을 알리는 유일한 단체입니다. (한겨레신문 관련기사 보러가기) 지난해에 요르단 등에 시리아 난민 지원기금을 보냈고, 추가 지원을 준비중이예요. 

자연재해로 인한 비극에 선뜻 지갑을 여는 사람들도 내전으로 인한 긴급구호 상황에는 별 관심을 쏟지 않아요. 시리아 뿐 아니라 말리, DR콩고도 마찬가지입니다... 먼 나라의 전쟁과 그로 인한 참상이 낯설게 들리는 건 어쩌면 당연할지도 몰라요. 하지만 최근 북한의 도발 위협에 아이들이 얼마나 긴장하는지를 보셨다면, 위협이 아니라 실제 매일 전투가 벌어지는 곳에서 살아가는 아이들, 유년시절이 완전히 파괴된 채 평생 살아가게 될 아이들 생각을 한번쯤 해보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아주 작지만 귀한 참여를 부탁드려요.  

 

<보도자료>

 

시리아 아동 3명 중 1명 꼴로

폭행, 총격 당해

- 아동 강제징집, 성폭력, 학교와 병원 공격 등 유엔 안보리 결의 1612호가 지목한

무력 분쟁에서 아동에 대한 심각한 폭력이 거의 모두 저질러져

- 세이브더칠드런, 시리아 내전 2년 맞아 시리아 아동 상황 고발하는 포화 속의

아이보고서 발표

- 전쟁중단 촉구하는 글로벌 촛불 밝히기’ 20개국에서 개최: 한국에서는 14 7

청계광장에서. 

 

2013. 03. 13 | 오는 15일 내전 발발 2년을 맞는 시리아에서 아동 3명 중 1명 꼴로 폭행이나 총격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아동 4명 중 3명 꼴로 가족 등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 시리아 내전으로 가장 심각한 피해를 겪는 사람들은 18세 미만의 아동들이다.

 

국제구호개발NGO 세이브더칠드런은 시리아 내전 발발 2년을 앞둔 13일 시리아 내 아동의 상황을 담은 보고서 포화 속의 아이들을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아동사상(死傷), 강제징집, 성폭력, 학교와 병원 공격 등 유엔 안보리 결의 1612호가 아동에 대한 심각한 폭력이라고 지목한 거의 모든 상황이 현재 시리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월 한 달에만 시리아 전역에서 3천 건 이상의 무차별한 폭발과 습격이 일어났다. 내전 발발 6개월째 되던 시점엔 한 달에 1천 명 가량이 사망했으나 현재 사망자 숫자는 한 달 평균 5천 명으로 증가했다.

 

이 과정에서 숱한 아동이 숨지거나 부상을 당하며 열악한 위생상태로 인해 질병을 앓지만, 주로 정부군에 의한 의도적 병원 공격 때문에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리아 내 병원의 3분의 1이 운영을 중단한 상태이며 구급차가 5대 중 4대 꼴로 폭격을 당하거나 부서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8세 소년이 인간 방패로 이용됐다는 보고를 비롯해 아동들이 짐꾼이나 정보원으로 전쟁에 동원되고 있으며, 여성아동에 대한 성폭력과 이를 피하기 위한 조혼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전 이전에 시리아는 초등학교 취학률이 90% 이상으로 중동지역에서 가장 높았으나 2년간 2천 개 가량의 학교가 파괴되어 문을 닫았고, 파괴되지 않은 학교도 피난민 수용시설로 쓰이고 있어서 20만 명 이상의 아동이 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은 보고서에 실린 아동과 그 가족의 증언 중 일부다. (이름은 모두 가명 처리

 

Ÿ   시리아에 대해서 뭘 기억하냐고요? 피요. 그게 전부예요. 삼촌과 할머니가 돌아가실 때 장면이 잊히지 않아요..” (누르, 8

 

Ÿ    19개월 된 딸아이가 생애 처음으로 한 말이 뭐였는지 알아요? 바로 ‘폭발’(Enfijar)이었어요. 아이가 난생 처음 말한 단어가 ‘폭발’이라니, 세상에 이런 비극이 또 있을까요? (함마

 

Ÿ   “16살 된 제 딸은 공부를 잘하고 건축가가 꿈이었는데, 학교는 문을 닫았고 성폭력의 위험에서 더 이상 그 아이를 지킬 수가 없어서 결혼시켰습니다. 다른 대안이 없었어요.” (움 알리, 두 자녀의 어머니)

 

시리아 내부와 요르단과 레바논 이라크 등 주변국에서 생필품 지원, 보건과 교육 서비스 제공 등 긴급구호 활동을 벌이고 있는 세이브더칠드런은 무엇보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단결하여 시리아 전쟁 중단을 결의해줄 것을 촉구했다.

또한 아동 등 취약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시리아 내 인도적 지원 활동을 보장하고, 원조 공여국들은 이미 약속한 인도적 지원을 서둘러 제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2년 째를 맞는 시리아 내전 중단을 촉구하기 위해 14일 시리아 난민 캠프가 있는 요르단을 비롯하여 영국 미국 독일 등 20개 국에서 잇따라 글로벌 촛불 밝히기릴레이 행사를 벌이고 이를 SNS로 중계할 예정이다. 한국에서는 14일 저녁 7시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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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신문을 보고 30여분만에 우다다다 쓴 성명서. 썩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수정할 틈이 없었다.

그런데 조간신문들 훑어보니, 이젠 이런 사건 벌어져도 사람들이 그냥 그런갑다 하고 마는 모양이다. 경향신문, 한국일보, 동아일보 세 신문 제외하곤 아예 사건을 기사로 다루지도 않았다. ㅠ

한국은 정말 아이들에게 가혹한 땅이다. "여성, 최후의 식민지"가 아니라 "아동, 최후의 식민지"다.

이런 상황이 과연 바뀌기나 할지...

             ------------------------------------------------------------------------------------------

 

아동학대를 범죄로 규정하고 부모 체벌 금지를 위한 법적 조치 마련하라
-
부모의 아동 체벌 사망 사건에 대한 세이브더칠드런의 입장

2 21일 인천에서 초등학교 2학년인 김 모군(8)이 부모에게 맞아 숨진 사건이 세상에 알려졌다. 세이브더칠드런은훈육을 앞세운 부모의 폭력으로 아동이 숨진 사건에 비통함을 금지 못하며, 한국이 과연 문명국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부모가 아이의 버릇을 고쳐놓겠다는 이유로 때리다가 죽음에 이르게 하는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1년 초에도 우는 버릇을 고치겠다며 부모가 아이를 폭행하다 숨지게 하는 등의 사망 사건이 잇따랐다. 그러나 반짝 관심이 쏠린 뒤 곧 잊혔다. 당시 영국에서는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사회 전체가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복지 시스템을 전면 재검토했다는 보도가 잇따랐으나, 국내에선 별반 달라진 게 없었다. 입법과 사법, 행정을 책임지는 당국이 나서서 우리 사회가 그나마 갖고 있는 보호망의 어디에 문제가 있기에 이런 일이 계속되는지 점검하고 개선하는 게 그토록 어려운가?

이런 사건이 발생하면 우리는 부모를 비난한 뒤 잊어버린다. 비정상적인 사람이 저지른 예외적 사건으로 치부한다.
그러나 부모의 체벌과 학대는 예외적인 일이 아니다.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신고된 아동 학대 사건의 82%는 부모가 가해자다.
그러나 현행 형법 상 존속살해, 존속상해는 가중처벌의 대상이면서 영아살해를 제외한 아동학대는 범죄로 규정조차 되어 있지 않다. 아동복지법에 학대 금지 조항이 있으나 정의가 모호하며 범죄 요건에 대한 규정이 아니므로, 아동을 학대한 부모가 이 법을 근거로 처벌받지도 않는다.
또한 아동복지법은 아동학대가 의심되면 누구나 신고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 군의 사건에서도 이웃들의 증언은 학대 신고로 끔찍한 일을 막을 가능성이 있었다는 걸 짐작하게 한다. 그러나 누구도 신고하지 않았다. 아동학대가 신고해야 하는 범죄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세이브더칠드런은 더 나아가 부모가 자녀를 때리는 것은 훈육이고사랑의 매는 불가피하다는 인식 자체가 사라지지 않는 한, 이와 같은 일은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아동이 잘못했을 때 다스리는 소위사랑의 매와 폭행치사는 그 본질상 다르지 않다. 많은 연구들은 심각한 폭력이 가벼운 매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사랑의 매는 무엇보다 사랑하면 폭력을 써도 된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준다는 점에서 더욱 악랄하다. 부모의 아동 폭행치사사건이 더 이상 비정상적 부모의 예외적 행동이라고 치부해서는 안 된다. 집안에서의 아동 체벌, 이제는 사라져야 한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정부가 더 이상 지체하지 말고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아동보호 관련 사회적 시스템의 느슨한 부분을 찾아내어 근본적 대책을 마련하기를 촉구한다. 아동에 대한 폭력을 형법상 범죄로 규정하고, 부모의 체벌을 법으로 금지하기를 촉구한다. 자식을 키우는 것은 그 집 부모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쉬쉬하지 말고 아동폭력을 적극적으로 신고하도록 대대적 교육에 나서기를 촉구한다. 이번 사건처럼 문명국의 시민임이 부끄러운 일이 더 이상 벌어지지 않도록 모든 제도적 대책 마련에 나서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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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새는 움막집엔 어린 육남매가...

난민촌없는 피난생활, 살인적 집세에 울고 혹한에 덜덜

시리아 내전 21개월...민간인 참혹한 나날

사진 잘 나오는 '난민 풍경' 없어 관심 덜받는 듯

 

위의 기사들 취재 주선을 위해 한겨레신문 기자와 함께 12월 중순, 레바논에 다녀왔다. 2년 가까이 내전 중인 시리아를 탈출하여 레바논에 온 난민들의 생활상이 어떤지, 세이브더칠드런은 어떤 인도적 지원 활동을 하고 있는지 등을 취재하러 갔던 길. 실태는 기사가 상세하게 전하고 있으니, 여기선 내 단편적 인상만 끼적이면..... 

 

# 맨 위의 기사에 게재된 사진을 보면 아이들이 맨발이다. 북부 레바논과 베카 계곡의 난민들 거주지를 돌면서 계속 유심히 보았는데, 한겨울인데도 예외 없이 맨발이었다. 돌아온 뒤에도 시리아 관련 기사를 볼 때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아이들의 맨발...

 

 

 

아이들이 맨발로 돌아다녀도, 예외 없이 남의 비극으로 돈벌이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집이라 할 수도 없고 거적때기를 이어 붙인 가건물을 지어놓고 오갈 데 없는 난민을 상대로 폭리를 취하는 사람들.

한 번은 난민들에게 가건물을 지어 잘 곳을 제공하는 목수의 작업장을 지나치게 됐는데, 외지인인 우리와 이야기할 때 목수는 "하늘의 뜻"에 따라 이런 선행을 한다며 엄숙한 표정을 지었다. 좋은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하며 돌아서는데 이 지역에 상주하는 우리 단체 필드 매니저가 고개를 가로젓더니 주의를 줬다. 난민의 증가를 돈 벌 기회로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수혜자가 필요한 물품을 사기를 쳐서 추가로 받아와 가건물을 짓고, 난민이 임대료를 내지 않으면 가차없이 길거리로 쫓아낸단다. 지나치게 높은 임대료를 받아내고 돈을 못낼 경우 바로 쫓아내니 아파트에서 가건물로, 움막으로, 끝내는 길거리로 점점 하락하는 난민들이 많다고 한다. 소위 '선행'의 껍질을 까보면 냄새 나는 탐욕만 가득한 이런 경우가 레바논 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어디 한둘이겠냐만...... 참 씁쓸했던 장면. 


더불어 떠오르는 아주 오래된 질문. 구조적 장벽과 그 장벽에 기생하는 착취자들이 그대로 있는 상태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을 돕는다 한들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하는 질문...20대 때는 단호하게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이가 들면서 그 생각이 점점 엷어졌다. 구조는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체념 때문이기도 하고,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런데 지금은? 글쎄다. 나보다 먼저 구호개발단체에서 10여년간 일하다가 그만둔 사람의 이야기를 전해들은 적이 있다. 현장에 가면 화가 치밀어 오른다던 그는 왜 비참함이 사라지지 않는가 고민하다보니, 쏟아지는 오물을 닦아내기만 할 것이 아니라 저 위에서 오물을 흘려보내지 않도록 손모가지를 비틀든, 차단하는 방법을 연구하든 해야지 이대로는 안되겠다면서 공부를 하러 떠났다. 

둘째날 베카 계곡의 난민들을 만나러 이동하던 차 안에서 그 사람 생각이 났다. 모금을 해서 현장을 지원하는 단체에서 일하다보면, 아주 구체적인 삶의 요구에 응답한다는 보람도 있으나 동시에 한 사람의 삶, 한 마을의 삶이 장기적으로 나아지는 데에 어떤 기여를 하는가에 대한 회의도 질기게 따라다닌다. 그래서 '구조'의 문제를 다루라고 내가 일하는 advocacy 부서를 만들었고, 나 같은 사람도 뽑았겠지만,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지는......         

 

# 레바논은 여행유의지역, 특히 북부는 여행제한지역이라 미리 혈액형까지 신고해야 했고 바짝 긴장하고 갔는데, 수도 베이루트는 생각보다 평화로웠다. '중동의 파리'라 불린다더니, 대형 쇼핑몰들이 있고 입간판은 서울 못지않게 화려하고 크리스마스 마켓이 섰다. 음식도 맛있어서 중동의 유명한 요리사들 중엔 레바논 출신들이 많다고 한다.

 

 


# 돌아오는 날, 밤 비행기를 타기 전에 시간 여유가 있어 베이루트에서 1시간 거리인 비블로스에 다녀왔다. 사람이 계속 거주한 도시 중 세계에서 가장 오래됐다는 도시. 책이라는 뜻의 도시 이름 때문에 호감을 가질 준비가 돼있어서 그럴 수도 있는데, 한적하고 평화로워 아주 마음에 든다. 

이곳에서 알파벳의 기원인 페니키아어가 생겨났는데, 알파벳에 대응하는 철자를 보고 써본 페니키아어 내 이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는다. 움직이면서 베껴쓰느라 내 이름은 엉망이지만 조형미가 좋은 글자다. 관광객들에게 페니키아어로 이름을 써주는 기념품 샵 같은 걸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도...분쟁지역이라 사람들이 많이 오진 않겠지만.

 


비블로스도 그렇고, 베이루트도 그렇고, 지중해에 면한 레바논의 도시들은 눈물이 날만큼 아름다웠다. 신산스럽게 살아가는 난민들을 만나고 온 바로 다음 날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봐도 되는가 죄책감을 느낄 정도...

베이루트의 해변가에선 층층바위 위에 사람들이 하릴없이 앉아 해지는 풍경을 구경했다. 비교적 형편이 좋아 북부의 가난한 마을 대신 수도의 친척집에 머문다는 시리아 난민 가족도 만났다. 아름다움이 그들에게도 위안이 될까... 그럴 거다. 소설 '레미제라블'의 한 구절을 읽어보면 더더욱.

"꽃보다는 샐러드용 채소라도 심으셨으면 좋았을텐데" 

그녀가 묻자 주교는 이렇게 대답했다. 

"그건 잘못된 생각이요. 아름다운 것은 유용한 것과 마찬가지로 유익해요." 

그리고 다시 덧붙였다. 

"아마 더 유익할 거요."


- "레미제라블"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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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 연휴를 해외출장으로 보낸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닌데, 그 처음이 언제였는지 가물가물하다가, 누군가가 자기 블로그에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갈 거라고 쓴 걸 보고 생각났다. 맞다. 6년 전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갈 때가 추석 연휴였지. 그땐 블로그에 추석 인사라고 보름달 사진도 띄우고 그랬는데, 6년 후인 지금은 제네바에서 추석을 보내면서 하늘의 보름달 찾아볼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줄곧 비가 내리고 칙칙한 날씨 탓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비가 온 덕분에 엄청나게 큰 무지개를 보았다. 저녁 6시 무렵. 비를 피해 들어간 카페에서 책을 읽다가 고개를 들었을 때 눈에 띈 무지개. 우연찮게 얻은 선물.  

 

# 며칠 전 열린 유엔아동권리위원회의 Day of General Discussion (DGD)에서, 도중에 얼굴이 화끈거렸던 대목이 있었다. 이전부터 불법 체류자대신 미등록 이주자라는 표현을 쓰면서도 그냥 정치적 올바름의 차원에서 듣기 좋게 고쳐 부르는 완곡어법이려니 했다그런데 회의 도중 누가 지나가는 말로 미등록 이주는 그 자체로 범죄가 아니다. 국경을 넘거나 허가를 받지 않은 나라에 거주하는 것은 기껏해야 미등록, 행정적 위반일 뿐이라고 하는 걸 듣고 아차, 싶었다. 겉으론 보편적 인권에 관심 있는 척 하면서, 마음 속 깊은 곳에선, 사회적 분위기에서 나도 모르게 영향을 받았건, 내 의식이 그 수준에 불과해서건 간에 미등록 이주자에 대해 주변부의 소수자로 딱지 붙이는 마음이 있진 않았는지...... 

이날 DGD가 끝난 뒤 유엔의 이주민 인권에 대한 특별보고관이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사람 중 자신이 태어난 곳에서 계속 살고 일하는 사람이 있느냐고 물었다. 손을 드는 사람이 한 명도 없자 그가 말했다. “방금 목격했듯, 우리는 모두 이주자"라고. 

우리는 모두 이주자라는 그의 말이 마음에 남는다. ‘너와 나는 무엇이 같은가를 생각하고 내가 곧 너인 공감으로 이어지지 않는 한,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의 곁에 오래 머물 수 없을 것이다

 

# 제네바 출장이 이번이 두 번째인데 처음에도, 이번에도 배탈이 났다. 으슬으슬 몸 속을 파고 드는 한기 때문에 계속 웅크리고 있어서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영어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예전보다 좀 나아졌지만, (당연하게도) 여전히 종일 영어로 회의하는 게 불편하고 어지럽다. 내가 일하는 단체의 회의까지 겹쳐서 나흘 내리 발표하고, 질문에 대답해야 하는 이번 같은 경우는 특히 더. 이 나이가 되도록 영어로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 줄이야....인생,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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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nna

출장가기 전에 다급하게 씁니다.

블로그에 제가 하는 일은 자주 쓰지 않지만, 여기 들르신 분들도 아래 링크를 읽어보시고, 서명에 참여해주십사 부탁드려요.

 

세이브더칠드런이 어제 시리아 내전 와중에 자행되는 아이들에 대한 인권유린 실상을 담은 증언집을 발표하고, 전 세계에서 서명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한글 기사 읽기: 바로 가기

BBC 기사 읽기: 바로 가기

동영상 보기와 서명 참여: 아래 페이지에 동영상 포함돼 있고, 서명 참여 버튼이 있습니다.

 

어제 증언집을 읽고 나니, 눈 앞이 아득해지네요. 사람이 도대체 어디까지 잔인해질 수 있는 걸까요. 인간방패, 전기고문, 담뱃불로 지지고 손톱을 뽑는...욕지기가 치미는 고문에 대한 충격 말고도 놀랍고 마음 아팠던 건 아이들이 겪는 증세 중에 불면, 야뇨증, 정신적 퇴행 뿐 아니라 매우 강렬한 자기 혐오가 있다는 것입니다. 영문도 모른 채, "미래에 커서 적이 될 것이므로" 또는 "아버지가 반체제 인사라서" 고문을 당하고 친구가 죽는 것을 지켜본 아이들은 한결같이 "나 자신이 싫어졌다"고 말합니다. 끔찍한 폭력 앞에 속수무책이었던 경험을 통해 화인처럼 남은 자기혐오. 희생자가 가장 먼저 분노의 대상으로 느끼는 대상이 자기 자신이라니, 마음이 아픕니다.

이 아이들이 힘겹게 "도와달라"고 스스로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아이들의 목소리를 모아 증언집을 발간하고, 2주간 전세계에서 유엔의 조사를 촉구하는 서명 캠페인을 진행한 뒤 영국의 본부에서 이를 모아 유엔에 전달할 예정입니다.

요구사항의 골자는 유엔 안보리 결의안 1612호로 만들어진 절차인 MRM, 즉 분쟁 지역에서 아동 인권유린 혐의가 있을 때 발동할 수 있는 조사와 보고의 절차인 MRM (Monitoring and Reporting Mechanism)을 가동하라는 것입니다.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안보리 결의는 이뤄지지 않고 지지부진하지만, MRM 발동은 가능하므로 그 조사권을 발동하여 아이들을 대상으로 어떤 폭력이 자행되는지 조사하고 기록하라는 것입니다.

서명에 참여해주시면 소중하게 모아 전달하겠습니다. 서명에 참여하고 주변에 널리 퍼뜨려 주세요!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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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보다 밥이다" 행사에 블로거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6) 2012.02.09
Posted by sanna

국제개발NGO에서 일하면서 난감할 때는, 잘 알지 못하는 추상적이고 큰 이야기를 해야 하는 경우다. 정책, 옹호, 뭐 그런 걸 맡다 보니, 억지로 공부해서라도 그런 '큰 이야기'를 종종 해야 한다. 그럴 때 기분은 꼭 두메산골에서 고추아가씨로 뽑혀놓고 수상 소감으로 세계 평화를 위해 일하겠어요라고 말하는 듯 스스로도 어처구니 없다 

 

 

지난 주 목요일 열린 글로벌 식량위기와 영양실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G20 정상회의에 즈음한 시민사회의 제안포럼을 준비할 때도 그랬다. 내키진 않지만 해야 하는 '큰 이야기'를 위한 자리라고 여겼고 탈없이 치러내기만 바랐다. 발표할 토론문부터 보도자료, 포럼 결과에 근거한 대정부 제안서 초안 등을 전부 맡아 쓰면서도, 내가 고른 말들을 왜 하는지에 나 스스로 별로 마음 두지 않았다.

 

내가 쓰고 하는 말의 뜻을 제대로 생각해보지 않던 둔감한 나를 (다행히도 포럼 시작 전에) 두드려 깨운 사람은 세이브더칠드런 네팔의 영양 담당 코디네이터인 니라 샤르마였다. 우리가 포럼에 초청한 그녀의 발표문을 미리 읽고 포럼 전날 단체 활동가들을 대상으로 한 그녀의 프리젠테이션을 들으면서, 국제개발이 하나마나한 큰 이야기가 아니라 얼마나 구체적인 '사람'의 이야기인지를 새삼 깨닫게 되었다. 즉, 빈곤 극복은 추상적 개념이 아니라 가난한 사람의 하루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달라졌는가 하는 일상의 문제다. 포럼의 주제였던 식량 안보와 영양실조의 위기 극복도 마찬가지다. 식량의 직접 지원 뿐 아니라 위생적인 환경, 소농에 대한 지원, 사회안전망 확충 등이 종합적으로 작동해야 근본적 해결이 가능하겠지만, 그 핵심에는 영양실조로 비쩍 마른 아이들의 팔 둘레를 굵어지게 만들려면 매일 먹는 음식, 아이들에게 음식을 먹이는 방식이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가, 하는 아주 구체적이고 물질적인 일상의 문제가 있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너무 당연한 이야기다. 하지만 자주 잊고 산다. 네팔에서 온 니라는 내가 미처 보지 못하던 '사람'을 보도록 이끌어주었다.

 

영양실조의 근본 해결책? 물론 빈곤 퇴치다. 하지만 이 큰 목표는 당장 영양실조로 고통받는 극빈층 아이의 일상을 바꾸어내진 못한다. 이럴 때 할 수 있는 일은 뭘까? 니라와 동료들은 자원도 없고 열악한 네팔의 오지 마을에서 '긍정적 예외 가정 (Positive Deviance Hearth) 찾기' 프로젝트라 불리는 걸 했다. 말은 어렵지만 내용은 쉽다. 보건 요원으로 교육 받은 마을 주민이 집집마다 다니며 아이들의 몸무게를 달고 영양 상태를 체크한다. 똑같은 극빈층이어도 아이를 영양실조에 걸리지 않도록 잘 돌보는 집이 있다. 니라는 어떤 경우든 남다른 점이 한두가지씩 있기 마련이라고 했다. 그 집 부모는 뭐가 다른지를 심층 인터뷰하고 관찰한다. 이 남다른 점이 대단할 필요도 없다. 모유수유를 철저하게 한다던가, 공용 접시에 밥을 담아 여러 아이들이 경쟁하면서 먹도록 하는 대신 각자의 몫을 챙겨준다던가 등등 사소한 방법들이다. 이런 긍정적인 행동이 발견되면 마을 모임을 열어 이 방법을 전파한다

 

나중에 생각해보니 책 '스위치'에서 세이브더칠드런이 베트남에서 실시한 비슷한 프로젝트에 대한 소개를 읽은 기억이 난다. ('스위치'에 소개된 사례를 인용한 칼럼을 여기 링크 ) 베트남에서도 아이가 잘 자라는 집은 뭐가 다른지를 관찰해보니, 어른들용 음식으로 여겨지던 새우와 게를 아이들 밥에 섞어 먹였고 형편없는 음식이라 생각하던 고구마잎을 요리해 단백질과 비타민을 공급했다. 이런 요령을 전파하는 것을 통해 영양실조를 개선할 수 있었다고 한다.  

 

네팔에서 니라 역시 지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데 아이들 음식에 쓰지 않는 작물을 활용해서 만든 영양식 (위의 사진들) 메뉴를 개발해 주민들을 교육했다. 곡물, 콩과 식물, 견과류, 유지작물, 야채, 뿌리 식물, 과일 등 종류별로 지역에서 자라는 작물 중에서 영양가가 있는데 잘 쓰이지 않는 곡물을 찾아내 아이들 음식으로 개발하는 것이다. 네팔 반케 지역의 한 마을에서 이 프로젝트를 진행한 뒤 지난해 11월 아이들의 몸무게를 측정했을 때 102명의 아이 중 93%의 몸무게가 늘어났다고 한다. 누구보다 영양실조는 나쁜 주술의 영향이라 고칠 수 없다고 생각했던 주민들이 크게 놀랐고, 이후엔 이 프로젝트를 확대 실시하는 데 촌장부터 마을의 남자들까지 참여하게 되었다.

 

지역에서 만들어내는 이런 구체적인 변화 없이 실현 가능한 '큰 목표'가 있을까. 혹은 이런 구체적인 삶의 변화에서 출발하지 않거나, 이런 구체적인 변화를 목표로 하지 않는 거시적 대안들을 신뢰할 수 있을까.

니라, 그리고 함께 일하는 영민한 후배에게 자극받은 덕분에 이번 포럼의 토론 세션에 나가서 현장의 구체적인 사례와 국제무대의 식량안보 이슈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설명할 땐 살짝 재미있었다. 포럼 참가자 설문 조사에서 서로 동떨어진 듯한 주제들이 어떤 관련이 있는지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다는 소감을 읽을 땐 은근 뿌듯했다. 이렇게 하나씩 배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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