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눈

세상구경 2013.04.12 00:38

 

4, 산수유와 진달래 위에 내린 눈.

지난 주말 친구들과 영주 여행을 다녀왔다. 소수서원-부석사-소백산의 희방사를 둘러보고 단양에 들러 돌아온 길.

소백산 희방사 가는 길에 저렇게 예쁘게 눈꽃이 피었다. 바람이 몹시 불고 추워서 죽령옛길 걷기도 포기했지만, 산수유와 눈꽃이 한 공간에 있는 비현실적 풍경이 추위도 잊게 하는지... 희방사까지 걷기 시작.

 

 

꽃이 피는 계절에 갑자기 눈 덮인 산 속을 걸으니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다른 차원의 공간에 시간 이동을 한 듯한 느낌. 

 

여행 출발할 때부터 '강풍과 폭우' 예보가 있었는데, 이 날씨에 괜찮을까, 내가 걱정하자 친구들은 호기롭게 말했다. "날씨 궂어 사람들이 덜 오면 한갓지고 더 좋지 무슨 걱정이야!"

서울에서 함께 내려간 일행 다섯 명 중 운전을 할 줄 아는 사람이 나 밖에 없는 좀 희한한 집단날씨가 궂거나 말거나 대범한 내 친구들은 아무 걱정을 안 한다....^^

첫째날 소수서원과 부석사에 갔을 땐 눈 대신 비가 내렸는데 친구들 말대로 사람들로 북적이지 않고 한옥 담장, 장독대 위로 내리는 비가 제법 운치 있다.

 

 

부석사, 하면 자동으로 떠오르는 글이 최순우 전 박물관장이 쓴 '부석사 무량수전 배흘림 기둥에 기대어 서서'다.

비가 오는 날 인적이 끊긴 부석사. 해쓱한 얼굴로 반기는 무량수전. 호젓하고 신산스러운 아름다움.

우리가 갔던 날도 마침 딱 그런 날이었다. 해쓱한 부석사 중에서도 지붕 추녀의 고운 선이 이번엔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무량수전 앞의 안양루에서 내려다 본 소백산 줄기. 늦게 올라간 김에 6~6시반 사이에 한다는 사시예불 소리공양을 들으려고 비오는 날의 한기에 벌벌 떨면서도 기다렸다. 모두 떠나고 우리 일행만 남은 부석사. 기다린 보람이 있어 법고로 시작해 목어, 운판, 범종으로 이어지는 소리공양을 듣다. 법고가 이렇게 난타처럼 빠른 리듬으로 치는 것인 줄 미처 몰랐다. 법고 소리만 채집해 옮겨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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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n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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