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배웠다

                                                                 
저자 미상

나는 배웠다.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나를 사랑하게 만들 수 없다는 것을
.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 되는 것뿐임을
.
사랑은 사랑하는 사람의 선택에 달린 일
.

나는 배웠다
.
내가 아무리 마음을 쏟아 다른 사람을 돌보아도

그들은 때로 보답도 반응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신뢰를 쌓는 데는 여러 해가 걸려도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임을.

삶은 무엇을 손에 쥐고 있는가가 아니라

누가 곁에 있는가에 달려 있음을 나는 배웠다.
우리의 매력이라는 것은 15분을 넘지 못하고

그 다음은 서로를 알아가는 것이 더 중요함을.

다른 사람의 최대치에 나를 비교하기보다는

나 자신의 최대치에 나를 비교해야 함을 나는 배웠다.
삶은 무슨 사건이 일어나는가에 달린 것이 아니라

일어난 사건에 어떻게 대처하는가에 달린 것임을.

또 나는 배웠다
.
무엇을 아무리 얇게 베어 낸다 해도

거기에는 언제나 양면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내가 원하는 사람이 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언제나

사랑의 말을 남겨 놓아야 함을 나는 배웠다.
어느 순간이 우리의 마지막 시간이 될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므로.

두 사람이 서로 다툰다고 해서

서로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님을 나는 배웠다.
그리고 두 사람이 서로 다투지 않는다고 해서

서로 사랑하는 게 아니라는 것도.
두 사람이 한 가지 사물을 바라보면서도

보는 것은 완전히 다를 수 있음을.

나는 배웠다
.
나에게도 분노할 권리는 있으나

타인에 대해 몰인정하고 잔인하게 대할 권리는 없음을.
내가 바라는 방식대로 나를 사랑해 주지 않는다 해서

내 전부를 다해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는 것이 아님을.

그리고 나는 배웠다
.
아무리 내 마음이 아프다 하더라도 이 세상은

내 슬픔 때문에 운행을 중단하지 않는다는 것을.
타인의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는 것과

내가 믿는 것을 위해 내 입장을 분명히 하는 것,
이 두 가지를 엄격하게 구분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

나는 배웠다
.
사랑하는 것과 사랑받는 것을.

(
류시화 엮음『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에서)

괜한 화가 들끓는 날,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꼭 나한테 대고 하는 말 같은 시를 발견해 블로그에 옮겨놓는다.
원 출처는 위에 적었듯 류시화의 책. (음...그가 쓰거나 옮긴 책을 직접 읽은 적은 없지만...)
내가 본 것은 그린비출판사의
블로그.
잊지말자. 내가 아무리 분노했다고 해서 그게 다른 사람을 잔인하게 대할만한 이유는 되지 않는다. 돌이켜보면, 내가 어른이 되었다고 느낀 순간은 나를 극도로 분개하게 만든 사람이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한 때였다.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나를 사랑해주지 않는 사람을 비난하거나 화를 내는 것을 멈춘 순간, 누가 아무리 내 마음에 상처를 줬을지언정 그도 그 나름의 이유와 장점, 자기 몫의 선량함을 가진 인간이라는 걸 인정할 수 있었던 때였다. .....자꾸 지나온 길을 잊어버리는 나를 깨우치기 위해, 여기 적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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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san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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