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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중 가장 기분이 좋은 시간은 아침 출근길에 종로 3가 지하철역에서 내려 광화문까지 청계천을 따라 걸을 때 입니다.

보통 걸음으로 30분가량이면 충분한 거리죠. 청계천 바로 위에선 출근길 차량들의 정체가 이어지고 마음이 바쁜 듯한 운전자가 울려대는 신경질적인 경적소리도 간간이 들려오지만 마치 페이딩 아웃된 먼 곳에서 들려오는 소리 같아요. 이 작은 물줄기가 도심에 선사하는 안식의 크기는 놀라울 정도입니다.


남녘엔 꽃 소식이 한창인데, 북상중인 봄꽃이 아직 청계천까진 오지 못했군요. 그래도 회색 틈바구니에서 연초록 새싹들이 뾰족하게 고개를 내민 것을 발견하면 어찌나 반갑던지요.
일요일인 오늘 출근길에, 거의 다리미 크기만한 구닥다리 디카를 들고 나와 몇 컷 찍었습니다.
음....형편없는 촬영술이지만 그래도 3월말 청계천 봄길의 한 풍경이랍니다....^^;


걷기에는 묘한 중독성이 있는 것 같아요. 거리를 걷다보면 풍경을 관찰하는 게 아니라 어느새 나 자신을 관찰하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거리로 나섰지만 실제로는 자신 속으로 스며들도록 만드는 것이 걷기가 아닐까 해요.

중독이 되기는 된 모양인지 닥치는 대로 걷다 못해 최근엔 피학적 취미 하나가 생겼습니다. 1월부터 하루 종일 사무실 안에서 일하는 환경으로 바뀌었는데 어찌나 답답하던지요. 견디다 못해 오후 3시 전후가 되면 벌떡 일어나 1층으로 내려가 계단으로 걸어 올라오는 것이 이제 습관이 됐습니다. 처음엔 5층까지 가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12층의 사무실에 올라오곤 했는데 그게 7층, 10층으로 점점 높아지더니 요즘은 걷다 보면 어느새 12층이더군요. 이러다가 한 달 뒤쯤이면 21층 꼭대기까지 걸어 올라가게 되지 않을까 싶은데...좀 자제해야 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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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www.siren99.net 시렌 앗 오늘 저도 청계천을 거닐었습니다. 그것도 아침에:-)

    저도 걷는걸 상당히 좋아해서 무작정 목적지 없이 시간제한없이 걷곤 했었는데 요즘은 잘 안하고 있습니다. 주위 환경이 바뀌어서 그런걸까요. :0
    2007.03.25 17:00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susanna 앗, 오늘 아침엔 머리가 길고 단아한 분위기의 예쁜 온니와 마주쳤는데 혹시 시렌님? ^^ 2007.03.25 19:17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www.siren99.net 시렌 아침에 잔뜩 찌푸린 얼굴로 투덜대면서 걷던 남자였습니다. :) 2007.03.25 20:09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susanna 으허허헉~ 이런이런......ㅠ.ㅠ 왜 시렌님이 여자라고 생각했을까요....'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남자일리가 없다는 저의 '성적 편견' 때문인 듯.....죄송함다~ ^^; 2007.03.25 20:19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www.siren99.net 시렌 아, 제 블로그에 찾아오셨었군요. 감사합니다. :-)

    일단 제 주위에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본 사람이 거의 전멸수준이긴 하더군요. 후후
    2007.03.25 21:22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dodobing.tistory.com 도도빙 대전에는 갑천이 있지요. 근데 언제 걸어봤는지 모르겠군요. ㅡ.ㅡ; 2007.03.26 02:14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susanna 봄맞이로 한번 걸어보세요~ ^^ 2007.03.26 18:40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crazia.fiaa.net 광이랑 청계천 아침은 괜찮은가 보네요. 저녁은 뭔 커플이 그리 많은지 눈꼴 시려서 잘 안간다는 쿨럭.. 2007.03.26 11:35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susanna ㅎㅎㅎㅎㅎ 아침엔 주로 혼자 운동하거나 산보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걱정 안하셔도 될 듯 2007.03.26 18:41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inuit.co.kr inuit 아스라하지만 확연한 봄기운이 느껴지는 사진입니다.
    다리미 들고 멋진 사진 찍느라 고생하셨네요. 직장 코앞에 바로 저런 좋은 산책길이 있으니 얼마나 좋으실까요. ^^
    2007.03.26 22:22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susanna 네. 장시간 노동이 그래도 할만한 이유 3가지를 들라면 그 중 하나가 '청계천을 매일 걸을 수 있다'일 정도입니다~. 2007.03.27 00:26 신고
  • 프로필사진 사복 가까운데도... 어쩐지 청계천은 항상 북적거리고... 해서 잘 가지 않게 되고, 별로 아름답다는 생각도 못하고 그랬었는데... 하하하... 이 글을 보고 나니까... 어쩐지 그렇게 생각했던 스스로가 참 무디고 멋 없다는 생각이 마구 들어요... 2007.04.01 15:09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www.bookino.net susanna ㅎㅎㅎ 북적거리는 청계천은 저도 별로더라구요. 게다가 툭하면 전어축제, 밀감축제 해가며 오후에 중년 아저씨들이 마이크 붙들고 노래불러제낄땐 아주 돌아버립니다...... 2007.04.03 20:2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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